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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국회 예산 심사 시작, 민생·경제 살리는 데 집중해야

검찰 특활비 등 놓고 여야 충돌 예상
'쪽지 예산' 구태는 올해는 중단하길

[fn사설] 국회 예산 심사 시작, 민생·경제 살리는 데 집중해야
10월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2025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공청회에서 진술인으로 참석한 박명호(오른쪽 두 번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화상
국회가 10월 31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공청회를 시작으로 예산안 심사에 들어갔다. 총 6차례의 전체회의와 소위를 열어 2025년도 정부 예산안을 심사한다. 정부가 편성한 내년 예산 규모는 667조4000억원인데 검찰 특수활동비 등을 놓고 여야의 충돌이 또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 예산은 재정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 본예산보다 3.2% 많게 책정됐다. 그러면서도 보건·복지·고용 예산은 4.8% 늘려 249조원으로 편성하고 필수·지역의료 확충을 위해 2조원을 투입한 점을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소상공인 등 사회적 약자 지원과 첨단산업 육성, 저출생 대응 등에도 재정정책의 중점을 뒀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국민 세금으로 충당되는 거대한 재원이 들어가는 나라살림 계획을 국회는 꼼꼼히 따져야 한다. 국회의 권한이지만 책임이 더 크다. 불필요하게 책정된 예산은 삭감하고, 소홀히 다룬 부분이 있다면 새로이 편성해야 한다. 국회예산정책처의 의견도 반영해야 한다.

정부가 짜온 예산안이 큰 그림에서는 손댈 것이 없을 것이다. 문제는 여야가 정치적 이유로 특정 분야를 심사의 표적으로 삼고 있는 점이다. 개 식용 종식 관련 예산 등의 이른바 '김건희표' 예산, 지역화폐 발행 예산과 같은 '이재명표' 예산 등이다. 검찰 특수활동비도 그런 항목 중 하나다. 물론 어떤 예산도 경제성과 효용성을 따져 삭감하거나 늘리는 게 맞는다. 그러나 지금까지 민감한 사안을 놓고 벌여온 여야의 정쟁이 예산 삭감 공방으로 연결돼서는 안 될 것이다.

예산심사 시한은 오는 12월 2일이지만 해마다 여야의 대립으로 지킨 적은 거의 없다. 올해도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야는 시한을 어기지 않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사실 한 달 남짓한 기간은 방대한 예산을 일일이 들여다보기에는 길지 않다. 의원들이 정부의 예산편성 서류조차 제대로 읽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다. 예산안을 파악하지도 않고 심사하는 엉터리 심사는 종식돼야 한다.

그러면서 심사 막판이 되면 소위 당내 유력 의원들은 자기 지역구를 챙기는 '쪽지예산' 짬짜미를 해마다 반복해 왔다. 이유도 따지지 않고 선심성 예산을 끌어가려는 구태는 이제 중단해야 한다. 다른 지역 주민들만이 아니라 세금을 내는 모든 국민에게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예산안 시정연설도 확정되지 않았다. 여야 관계의 불편함 때문일 것이다. 윤 대통령은 비록 회의장에서 야당 의원들의 야유를 받더라도 직접 연설을 해서 기록으로 남기는 게 맞는다고 본다.


저출산 문제에 대한 야당의 적극적인 태도는 바람직하다. 정부가 편성한 예산안이라고 해서 무조건 트집을 잡지는 않는 모습을 앞으로도 보여주기 바란다. 저출산 문제와 같은 국가 중대사와, 특히 경제 활성화 및 민생 살리기와 관련된 항목은 여야가 대립할 이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