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수 사회부 기자
"음주운전은 하는 사람이 계속하는 경우가 많다. 음주운전 교육이 아니라 처벌을 강하게 해야 한다."
음주운전 기획취재를 하면서 음주운전 단속에 걸렸던 음주운전자가 기자에게 했던 말이다.
늘어가는 마약 속에도 경찰은 음주운전 단속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5년간 음주운전 적발건수는 미미하게나마 줄어들었지만, 경찰들은 현장 체감상 음주운전 수가 줄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운이 좋아 걸리지 않았을 뿐 음주운전자는 더 많았을 것이라는 얘기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음주운전 재범률은 45%에 육박했고, 3회 이상의 재범률은 20%에 달한다. 음주운전 재범률이 높은 이유에 대해 경찰과 관련 전문가들한테 물으니 '약한 형벌에 따른 인식'이라고 했다.
음주운전 기획취재를 하면서 들어갔던 음주운전자들이 모인 단체 대화방에는 본인을 '2진' '3진' 등으로 설명했다. 2진은 음주운전 2회 적발, 3진은 음주운전 3회 적발 등 숫자를 붙여 음주운전 적발횟수를 표현했다. 또 다른 음주운전자들의 대화방에서는 "혈중알코올농도 0.198%인데 처벌 수위가 어떻게 되느냐" "재범인데 경찰 조사에서 어떻게 말하는 것이 좋으냐" 등 그들만의 방법을 공유하기도 했다.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이들은 적발횟수에 따라 최소 3회에서 최대 12회의 교육을 받는다. 숙취운전으로 음주운전에 적발된 이는 교육을 받을 때마다 후회된다고 전했다. 교육을 받는 대부분의 사람이 초범이 아닌 재범 이상이다. 고되고 지루한 음주운전 교육을 받았음에도 이 중 또 누군가는 다시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는다.
음주운전은 실수가 될 수 없다. 술을 마시고 심신미약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았다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 '대리비가 아까워서' '안 걸릴 줄 알아서' 등의 핑계는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다.
경찰청 음주운전 교통사고 현황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음주운전 사고로 사망한 이들은 1161명이다. 음주운전자들이 '실수'라고 부르는 '사고'로 1161명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
재범 이상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과 교육은 강화돼야만 한다.
재범 이상 음주운전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또 다른 안타까운 목숨이 음주운전에 희생되기 전에, 또 다른 재범, 3범의 음주운전자가 나오기 전에, 국회는 입법을 마무리 지어야만 한다. 음주운전은 실수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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