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이별통보 받고 교제 여성·딸 살해…박학선 1심 무기징역

'우발적 범행' 주장했지만…재판부 "계획적 살해"
"범행 수법 극히 잔혹…진지한 반성도 없어"

이별통보 받고 교제 여성·딸 살해…박학선 1심 무기징역
강남 오피스텔 모녀 살해 혐의로 구속된 박학선 씨가 지난 6월 7일 오전 서울 수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서울 강남의 한 오피스텔에서 모녀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학선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오세용 부장판사)는 1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박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검찰은 사형을 구형한 바 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범행 현장에서 느꼈을 심리적·신체적 고통의 정도,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가족 두 사람을 한꺼번에 잃게 된 유가족들이 받았을 정신적 충격의 크기는 감히 가늠할 수조차 없다"며 "유족들은 피고인의 강력한 처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판시했다.

박씨는 재판 과정에서 우발적 범행이라는 취지로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계획적인 범행으로 판단했다. 피고인이 평소 '피해자와 그 주변 사람들을 죽여버리겠다'고 발언한 점, 범행 당시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빼앗고 도주 경로를 차단하는 등 준비 행위를 한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들을 공격한 횟수 및 강도, 공격 부위, 범행 당시 피해자들을 추격한 방법 등에 비춰 볼 때 범행 수법이 극히 잔혹하다"며 "피고인이 범행을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의 성행과 범죄 전력을 종합해 볼 때, 피고인이 향후 가족이나 교제 상대방을 상대로 폭력범죄를 재범할 가능성이 결코 낮지 않다"고 부연했다.

박씨는 지난 5월 30일 강남구 대치동 오피스텔에서 모녀 사이인 60대 여성 A씨와 30대 여성 B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박씨는 A씨와 교제하던 사이로, 가족들의 반대를 이유로 이별을 통보받자 피해자들의 사무실로 올라가 B씨를 살해한 뒤, 도망가는 A씨를 쫓아가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범행 뒤 도주했다가 13시간 만에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범행의 잔인성과 피해의 중대성 등을 이유로 박씨의 머그샷과 이름·나이 등 신상을 공개했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