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규명연구소, 명태균 녹취 짜깁기 의혹 제기
"3구간으로 편집조작, 내용에 의미 없어져"
국민의힘 "민주당, 앞뒤 자르고 호도했다"
"일종의 기획 폭로, 잔뜩 부풀린 것"
"반드시 수사의뢰 해야한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가운데)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 대통령 경호처 대상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명태균씨와 통화 녹취와 관련해 '짜깁기 편집의혹'이 1일 구체적으로 제기되면서 여당인 국민의힘은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당이 공개한 해당 녹취가 크게 3구간으로 편집조작돼 결국 내용에 의미가 없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오자, 국민의힘에선 민주당이 앞뒤 맥락 자르고 호도해 공개했을 수 있다며 수사 의뢰를 강력 촉구했다.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대통령실에 대한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서 소리규명연구소가 17.5초 분량의 명태균 녹취록을 분석한 결과를 언급, "17.5초의 소리파일에서 임의로 편집 조작된 증거가 보인다. 편집 조작을 가리기 위해 바람소리와 같은 배경 잡음이 인위적으로 추가됐다"고 말했다.
실제 소리규명연구소는 17.5초의 짧은 내용이 부분적으로 들려 5명 교수로 구성된 분석팀이 성문감정을 했고, 편집 조작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 결과를 내놨다.
배명진 교수는 △'공천관리위에서 누가 왔었다는 말' △'김영선 의원이 유세기간 중에 수고했으니 해주라는 말' △'충성 맹세한다는 말' 등 3구간에서 음폭이 상이하게 구분된 것을 강조, "이러한 3구간이 편집 조작됐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녹취록의 시점 4.1초에 '예'라는 목소리가 편집 삽입된 흔척이 나타나고, 녹취록 시점 4.6초에서 소리 단락구간이 '찍'하고 기록됐다고 배 교수는 강조했다. 이어 소리파형의 진폭레벨만으로도 3구간에서 편집조작 흔적이 분명하게 보인다고 배 교수는 밝혔다.
배 교수는 "문장 내용 중에 돌출답변과 문장 끊김 현상이 존재한다"면서 "총 녹취 길이 17.5초의 짧은 시간에 발성한 내용들로는 그 중요한 청탁행위를 입증할 수 없다. 공개된 녹취론은 증거로서 가치가 상실됐다"고 결론을 냈다.
이에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수사 의뢰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강명구 의원은 "민주당의 녹취 공개는 일종의 기획 폭로였다고 본다"면서 "혹시나 있는데 역시나 앞뒤 다 잘라내고 실체가 없는, 뭔가 있는 것처럼 잔뜩 부풀려서 민심을 호도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권영진 의원도 "통화 녹취 편집 조작 의혹이 소리공학 전문가인 소리규명연구회에서 나왔는데 만에 하나, 민주당에서 폭로한 대통령의 통화 녹취록이 편집 조작돼 폭로된 것이라면 국기문란 행위"라면서 "이건 반드시 수사 의뢰해야 되는 것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여당 의원들의 이같은 촉구에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사법 당국에서 가려야 될 문제라고 판단된다"고 답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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