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아툴라 알리 하메네이가 2일(현지시간) 학생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스라엘의 이란 군 시설 공습에 대응해 이스라엘과 미국에 그에 상응한 보복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하메네이는 지난달 26일 공습 뒤 양측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피하려는 의지가 뚜렷했지만 돌연 이날 말을 바꿨다. EPA 연합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툴라 알리 하메네이가 2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미국에 보복을 다짐했다.
하메네이는 이날 테헤란 미국 대사관 점거 45주년을 앞두고 학생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스라엘과 미국에 ‘이가 부러질(teeth-breaking)’ 대응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공유하는 구약 성경에 나온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보복을 빗댄 것으로 보인다. 이란이 당한 만큼 되돌려 주겠다는 다짐이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하메네이는 “미국과 시온주의 체제(이스라엘) 두 적들은 이 점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면서 “그들은 그들이 이란과 저항 전선에 행한 일들로 인해 반드시 이가 부러질(상응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저항 전선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가자 지구 하마스, 레바논 헤즈볼라 등 이슬람 무장정파를 가리킨다.
하메네이는 “우리는 이란이 국가 단위로 오만함에 맞서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수 있도록 틀림없이 준비할 것”이라면서 이 대응은 군사적 예비태세, 무장, 또는 정치적 행동 등 다양하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과 공방을 주고받고 있는 이란은 앞서 지난달 1일 이스라엘을 향해 탄도미사일 200발을 발사했고, 이스라엘은 26일 이란 대공 포대 등 군 시설을 공습했다.
그동안 시인도 부인도 안 하던 기조에서 벗어나 이스라엘은 지난달 26일 공격에 대해 처음으로 군사 목표들을 타격했다고 시인한 바 있다.
이스라엘은 이란 석유와 핵 시설 등 양측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릴 목표물들은 피했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군 시설 공습에 대한 보복을 다짐해왔다.
지난달 30일에는 이란 고위 관계자가 미국 대통령 선거 전 ‘확정적이고 고통스러운’ 대가를 치르게 해 주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CNN은 이란 최고 지도자 하메네이가 2일 이스라엘과 미국에 상응한 대가를 치르도록 하겠다고 발언한 것은 갈등이 고조되는 것을 피하려던 것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메네이는 이스라엘 공습 뒤 상황이 확대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뜻을 분명히 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의 보복에 나서겠다고 말을 바꿨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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