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장갑차 3대가 군인을 내려두고 철수하고 있다. 출처=X(옛 트위터)
러시아 장갑차가 군인을 내려두고 철수하자 군인들이 당황해 따라가는 모습. 출처=X(옛 트위터)
[파이낸셜뉴스] 러시아군이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군인들을 전장에 버려둔 채 철수하는 장면이 포착돼 논란이 되고 있다.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우크라이나군이 공개한 드론 영상에서 러시아군 BTR-82 장갑차가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보병들을 전장에 남겨두고 떠나는 장면이 포착됐다.
영상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 제95공수여단이 관리하는 쿠르스크 지역 접경지에서 벌어진 전투 당시 러시아군의 BTR-82 장갑차 3대가 러시아 칼리노프카 마을 남쪽으로 4km 가량 떨어진 우크라이나 수목 지대를 공격하는 모습이 담겼다.
장갑차는 수목 지대 인근까지 돌격한 후 기관포 사격을 가하며 탑승하고 있던 보병들을 내려줬다. 그러나 보병들은 전투 대형을 갖추거나 앞으로 돌격하지 못하고 장갑차 옆에 엎어져 우왕좌왕하는 모습이었다.
이후 장갑차는 보병들을 엄호하지 않고 남겨둔 채 차를 돌려 철수했다. 보병들은 당황한 모습으로 돌아가는 장갑차를 쫓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장갑차를 모는 러시아군과 탑승병력이었던 북한군 사이에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일어난 일로 추정했다. 북한군 대부분이 보병 출신으로 차량화보병 전술에 익숙하지 않은 점이 이번 사태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은 “해당 영상에 대해 분석 중인데, 러시아에 간 북한군 대부분은 보병이고, 이 때문에 차량이나 장갑차를 기본으로 움직이는 러시아군 교리는 북한 군인들에게 굉장히 이질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제대로 된 교육훈련을 받았으면, 차량화보병으로서 기본적인 역할은 할 수 있었겠지만, 사실상 아무 교육 없이 바로 투입됐기 때문에 앞으로 대부분의 북한군은 이번 영상에서 보인 것처럼 러시아군과 손발이 안 맞아 전열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게 될 것”이라고 했다.
북한군이 ‘총알 받이’로 소모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놨다.
이 사무국장은 “러시아 역시 장갑차량이 부족해 오토바이나 카트를 타고 돌격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대부분의 북한군 병사들은 드넓은 평원을 맨발로 달려가는 알보병 상태로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며 “리투아니아 단체 대표는 북한군이 최대 8만 8000여 명의 병력을 파병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러시아는 이 정도 병력을 충분히 무장시킬 수 있는 무기 생산 능력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 대포밥, 총알받이로 희생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리투아니아 민간단체 ‘블루/옐로’에 따르면, 북한군은 지난달 25일 쿠르스크 지역에서 처음으로 우크라이나군과 교전했다. 교전은 중대급 이하 제대 병력에 의해 이루어졌는데 북한군은 1명을 제외하고 전원이 사살됐다는 게 이 단체 주장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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