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한국금융학회 공동 정책 심포지엄서 제언
"정상기업에도 악영향...금융안정 저해 요인으로 작용"
"개별 기업의 특성을 감안한 ‘맞춤형 구조조정’ 필요"
서평석 한국은행 금융안정기획부장이 5일 한국은행과 한국금융학회가 공동으로 주관한 정책 심포지엄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 김현지 수습기자.
[파이낸셜뉴스]최근 중소기업과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한계기업이 늘어나는 가운데 맞춤형 구조조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상기업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큰 만큼 선제적인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분석이다.
서평석 한국은행 금융안정기획부장은 5일 한은이 한국금융학회와 공동으로 주관한 정책 심포지엄에서 “금융기관의 한계기업에 대한 익스포저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특히 비은행의 익스포저가 늘어난 부분이 두드러진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계기업이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인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으로 1 미만인 기업을 말한다.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라는 것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내지 못한다는 뜻이다. 국내 전체 외감기업 중 한계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말 기준 16.4% 수준으로 신규 한계기업 역시 1815개 증가했다.
서 부장은 “이러한 한계기업의 증가는 자원의 비효율적 배분을 낳는다는 측면에서 경제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한계기업의 증가는 외부효과를 통해 정상기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시장에서 한계기업이 퇴출되지 않고 장기존속함에 따라 시장 내 경쟁환경이 과도하게 형성되면서 정상기업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경쟁 격화에 따라 정상기업이 원재료나 노동력 구입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게 되고, 상품판매에 따른 마진폭도 줄어든다.
서 부장은 “한계기업의 부정적 외부효과는 중소기업과 서비스업에서 두드러진다”며 “중소기업의 경우 금융기관의 리스크 회피경향으로 인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고, 서비스업의 경우 시장진입 장벽이 낮아 부문 내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서 부장은 “우리나라에서 한계기업의 증가는 리스크 증대, 금융시장 안정 저해 요인이므로 유의해야 한다”며 “다만 금년 들어 기업 실적이 개선되고, 통화정책 긴축이 완화되어 상황이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 부장은 금융기관의 리스크 관리 측면을 두고 “한계 기업이 진입 이전부터 재무건전성이 악화됨을 감안해서 선제적으로 기업 금융 리스크를 강화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책 대응 방안에 대해 “한계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지속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다만 획일적인 기준이 아니라 개별 기업의 특성을 감안한 ‘맞춤형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김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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