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5일 미국 대선 투표에 맞춰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쏘아 올렸다. 미국 대선이 치러지기 불과 6시간 전이다. 미 대선을 전후로 북핵 고도화를 고리로 북미협상 레버리지를 끌어올리기 위한 고수위 도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이날 도발은 '예고편'이며 차기 대통령이 확정된 이후 추가 미사일 도발이나 제7차 핵실험 감행으로 북핵을 둘러싼 협상력을 최대한 끌어올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날 외교당국 등에 따르면 이번 도발로 인한 북한의 노림수는 2가지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을 바라며 다시 '탑다운' 담판에 나서는 것, 협상 우위를 점하기 위해 러시아로부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핵추진잠수함 등 첨단무기 기술을 이전받는 것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7시 34분쯤 북한이 황해북도 사리원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SRBM 여러 발을 발사한 것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31일 신형 ICBM 화성-19형 1발 시험발사 후 불과 닷새 만의 도발이다. 도발 간 시차가 짧은 이유는 5일(현지시간) 진행되는 미 대선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전문가들은 북한이 과거 북미정상회담을 이뤘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과 북미 군축협상 재시도를 노리고 있다는 분석들을 내놨다. 미 대선 전후로 ICBM 시험발사, 나아가 7차 핵실험까지 위험천만한 도발을 감행함으로써다.
이 같은 시각에서 이번 SRBM 발사는 새로운 미 대통령 선출과 그 이후까지 이어질 도발들의 시작일 수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 당선을 노리고 한반도 긴장 고조 상황을 부각하는 것"이라며 "현 바이든 정부의 (확정억제 집중) 대북정책과의 차별화를 유도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석열 정부도 북한이 트럼프 재집권을 상정하고 북미협상을 노리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이를 감안해 북한의 속셈과 향후 행보를 예측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주시하는 건 북러 군사협력이다.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규모 병력을 파병한 만큼, 반대급부로 첨단무기 기술이전이 이뤄질 공산이 커서다. 미국 겨냥 도발을 통해 간접적으로 러시아의 지원을 받고 있음을 과시할 수 있다.
최선희 북한 외무상은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예정에 없던 면담을 했다는 점에서 파병의 대가를 무엇으로 할지 어느 정도 정리가 된 것으로 보인다.
uknow@fnnews.com 김윤호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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