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당일 첫 투표·개표서 동률
펜실베이니아 등 3곳이 승부처
유권자의 30% 백인女 '시크릿'
꾸준하고 높은 투표율에 기대
고소득·고학력자 다수인 '샤이'
경제 물고 늘어지며 투표 독려
【파이낸셜뉴스 샌프란시스코=홍창기 특파원】 '시크릿 해리스'와 '샤이 트럼프'가 초박빙의 미국 대선 승자를 결정지을 전망이다.
미국의 47대 대통령을 뽑는 투표가 5일(현지시간) 미국 동부 뉴햄프셔주 최북단에 위치한 딕스빌노치에서 시작된 가운데서다. 이날 딕스빌노치 유권자 6명은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각각 3표를 투표, 두 후보가 동률을 이루게 했다. 미국 대선이 초박빙으로 치러지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시크릿 해리스'와 '샤이 트럼프'
대선 당일 첫 투표와 개표에서 두 후보가 똑같이 표를 받은 데다 대선 투표 전날이었던 지난 4일(현지시간)에도 여론조사 기관마다 결과가 제각각인 대혼전 판세에서 승부를 가르는 것은 시크릿 해리스와 샤이 트럼프가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해리스 캠프는 시크릿 해리스가 해리스에게 승리를 안겨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시크릿 해리스는 비밀리에 해리스에게 투표를 하려는 보수성향의 여성 유권자를 말하며, 샤이 해리스로도 불린다. 시크릿 해리스에는 미국 전체 유권자의 30%를 차지하는 백인 여성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분석된다. 해리스 캠프가 시크릿 해리스들에게 기대하는 이유는 이들이 지난 선거에서 그동안 꾸준하게 높은 투표율을 기록해왔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해리스 캠프의 전략은 공화당 지지 성향을 보이고 있지만 공화당이 낙태를 금지하거나 엄격하게 제한하려는 조치에 화가 난 여성 유권자들을 트럼프에게서 떼어내는 것"이라고 짚었다. 해리스 선거대책위원장인 젠 오말리 딜런은 "시크릿 해리스 이외에 젊은층과 흑인, 라틴계 등 우리의 핵심 유권자 그룹도 분위기를 탔다"고 덧붙였다.
반대로 트럼프 캠프는 샤이 트럼프들을 투표장으로 불러내기 위해 대선 선거운동 마지막 날에 해리스의 가장 큰 약점 중 하나인 경제를 물고 늘어졌다.
트럼프가 경제문제를 해리스보다 더 잘 처리할 것이라는 이슈를 막판에 다시 부각시킨 것이다. 연봉 7만5000달러 이상의 고소득·고학력자 가운데 샤이 트럼프가 많은 것으로 파악해서다.
이와 관련, 공화당 캠프의 마크 캠벨은 "해리스는 경제 문제에 있어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자신을 차별화하기 위해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며 샤이 트럼프의 활약을 기대했다.
■경합주의 경합주도 승리 안겨줄 키
7개 경합주 가운데 펜실베이니아와 노스캐롤라이나, 미시건 3곳이 두 후보에게 승리를 안겨줄 결정적 경합주라는 분석이다. 펜실베이니아는 19명, 노스캐롤라이나는 18명, 미시건은 15명의 선거인단이 각각 배정된 곳이다.
펜실베이니아의 경우 트럼프가 지난 2016년 대선에서 승리했지만 4년 전에는 약 700만표 중 8만표 차이로 패배한 곳인데, 그 때문에 트럼프는 이번 대선 기간 펜실베이니아를 20차례나 찾을 정도로 공을 들였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 9월부터 이날까지 해리스도 펜실베이니아에서 20차례나 유세했다. 해리스는 미시간을 18번 찾았는데 트럼프 역시 미시간을 12번 찾았고 노스캐롤라이나도 12번을 방문해 유세했다.
판세가 끝까지 예측 불가로 이어지면서 해리스 캠프와 트럼프 캠프 모두 선거를 하루 앞둔 이날 자원봉사자와 지지자들에게 총동원령을 내렸다.
두 캠프는 7개 경합주 부동층에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지지를 호소할 것을 자원봉사자와 지지자들에게 전달했다. 이날 여러 언론사들이 여론조사기관과 함께 7개 경합주의 지지율을 발표했지만 모두 결과가 달랐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의 민주당 대선 선대본부 관계자는 "여론조사가 결과가 동률"이라면서 "트럼프 2기 집권을 막기 위해 경합주의 부동층에게 전화할 것을 주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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