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수익 없다"더니 들통
계좌추적, 가상자산·골드바 확인
경복궁 담벼락에 낙서를 사주하고 사건 5개월 만에 검거된 30대 남성 강모씨가 지난 5월 2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검찰이 불법 영상공유 사이트를 홍보하기 위해 경복궁에 낙서를 사주한 혐의로 재판 중인 강모(30)씨를 범죄수익을 은닉한 혐의로 추가기소했다. 강씨의 자금세탁을 도운 3명도 함께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유민종 부장검사)는 강씨와 자금세탁 일당 3명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고 6일 밝혔다. 강씨가 숨겨둔 8500만원 상당의 범죄수익도 몰수보전(임의 처분 못하도록 동결)했다.
검찰에 따르면 강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본인이 운영하는 불법 영상공유 사이트에 불법 도박 사이트 광고를 게시하는 대가로 사이트 운영자들로부터 2억5520만원 상당의 수익을 얻었고, 이를 세탁한 혐의를 받는다.
강씨는 텔레그램 오픈채팅방을 통해 자금세탁에 가담할 사람을 모집한 후, 이들이 차명 계좌로 불법 도박 광고비를 받도록 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강씨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차명계좌로 들어온 광고비를 현금 인출하거나 가상 자산으로 변환한 뒤 강씨에게 다시 전달하는 방식으로 범죄 수익을 숨긴 것으로 드러났다.
강씨는 지난 6월 경복궁 낙서를 사주한 인물로 지목돼 문화재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속된 바 있다.
당시 경복궁 복구 비용에만 약 1억3000만원이 들었는데, 검찰은 강씨가 보유한 범죄수익이 없다고 주장하자 이번 사건 수사에 착수하게 됐다.
검찰이 강씨의 휴대전화 포렌식을 통해 추적에 나선 결과, 강씨의 휴대전화에 설치된 가상자산 지갑에서 2500만원 상당의 가상자산이 발견됐다.
검찰은 또 강씨의 계좌와 텔레그램 대화를 분석해 범죄수익 은닉에 가담한 자금세탁범 3명을 적발하고, 압수수색 등에 나서며 강씨의 자산 5500만원과, 500만원 상당의 골드바 1개를 발견했다. 이렇게 찾아낸 범죄수익은 총 8500여만원에 달했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은 범죄자들이 범죄로부터 1원의 수익도 얻지 못하도록 자금세탁범죄를 엄단함과 동시에 범죄수익을 철저히 환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낙서사주범 강모씨의 가상자산 지갑에 보관 중인 가상자산 현황(왼쪽)과 자금세탁범 주거지에서 발견된 골드바(오른쪽) /사진=서울중앙지검
one1@fnnews.com 정원일 최은솔 기자
one1@fnnews.com 정원일 최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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