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섰던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왼쪽)과 남편 더그 엠호프가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하워드 대학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민주당이 5일(현지시간) 선거에서 대통령과 의회 모두 상실하면서 선거 책임론에 휩싸였다. 당 관계자들은 중간에 대선 후보로 투입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시간이 없었다고 지적하면서, '집토끼'로 여겨지던 노동자와 유색인종 남성을 잃어 선거에서 졌다고 분석했다.
6일 미국 AP통신에 따르면 핵심 좌파 진영 지도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무소속·버몬트주)은 전날 민주당 패배에 대해 "노동자들을 버린 민주당이 노동자들에게 버림받은 것을 알게 되는 건 별로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5일 대선에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패했을 뿐만 아니라 상원 선거에서 3석을 잃어 공화당(52석)에게 과반을 내줬다. 하원에서도 190석 확보에 그쳐 과반 탈환에 실패했다.
무소속임에도 민주당 인사로 활동했던 샌더스는 "첫 번째로 백인 노동자들이었고 이제는 라틴계와 흑인 노동자들도 마찬가지"였다며 민주당 지도부가 현상 유지에 급급했다고 비난했다.
지난 5월 민주당을 탈당한 조 맨친 상원의원(웨스트버지니아주)의 비서실장 출신이며 민주당 전략가로 활동하는 크리스 코피니스도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통해 민주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그는 "노동자 계층과 중산층 유권자들은 '트럼프를 파괴하려는 당신들의 의제가 아니라 우리와 우리의 문제에 집중해달라'고 4년간 비명을 질렀지만, 이 나라의 엘리트들은 듣지 않으려 했기 때문에 모든 곳의 유권자와 소원해졌다"고 평가했다.
같은날 미국 시사 매체 뉴스위크는 중남미 출신 미국인(히스패닉)과 흑인 유권자의 변심을 언급했다. 매체는 민주당 진영에서 낙태권 등 여성 유권자 관련 주제에 집중하면서 유색인종 남성들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CNN이 5일 진행한 출구조사에 따르면 히스패닉 남성들은 2016년과 2020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기울었지만 이번에는 10%p 차이로 트럼프를 더 선호했다. 흑인 남성들의 지지율은 양당 후보 모두 비슷했다.
뉴스위크는 이외에도 기존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너무 늦게 후보에서 물러나는 바람에 해리스에게 시간이 없었다고 언급했다. 해리스는 6일 워싱턴DC 연설에서 "우리는 이번 선거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그는 "나는 이 선거에 승복하지만 이 선거운동에 동력을 공급한 그 싸움에서의 패배는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사람을 위한 자유와 기회, 공정, 존엄을 위한 싸움, 이 나라의 중심에서 이 나라의 이상들을 위한 싸움, 최상의 미국을 대변하는 이상들을 위한 싸움은 내가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계 은퇴 의혹을 누그러뜨렸다.
한편 WSJ은 해리스의 2028년 대권 도전이 불확실하다며 민주당 잠룡들에게 주목했다. 현재 민주당 안팎에서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 하원의원(뉴욕주) 등이 거론되고 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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