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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악화에 체불청산지원 융자 동났다

경기악화에 체불청산지원 융자 동났다
근로복지넷에 체불청산 지원 융자가 예산이 소진됐다는 공지문이 게시되어있다. 근로복지넷 캡처화면.

[파이낸셜뉴스] 경기악화로 임금체불이 늘자 체불임금 청산을 위해 사업주에게 융자를 지원하고, 임금체불 근로자의 생계비를 융자해주는 재원이 조기 소진됐다. 앞서 한 차례 추가예산을 편성했지만 또 소진되며 2차 추가편성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11일 근로복지넷에 따르면 현재 '체불청산지원 사업주 융자' 및 '체불근로자 생계비 융자'신청서 접수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체불청산지원융자실행이 예산이 조기 소진돼 한시적으로 마감됐다는 설명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올해 경기악화와 큐텐사태 등으로 임금체불이 증가하면서 관련 예산이 빠르게 소진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추가예산 확보를 위해 기금운용계획을 변경해 증액을 추진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이와관련 기재부도 "현재 심의 중"이라고 밝혔다.

11월 초부터 예산이 소진된 것은 임금체불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는 경기불황에 따른 사업자 도산과 폐업 여파로 체불임금이 1조7845억원으로 사상 최대금액을 기록한 바 있다. 전년보다 32.5% 늘어난 수치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임금체불액(1조436억원)은 1조원을 넘기며 전년보다 더 빠른 속도로 늘면서 연말에는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

올해는 특히 대규모 미정산 사태가 발생해 논란을 일었던 티몬과 위메프 등 큐텐그룹 계열사가 임금체불을 증가시키는 주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앞서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이 고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8월 1일부터 10월 14일까지 큐텐그룹 계열사에서 발생한 임금체불만 총 772건에 달했다.

정부는 임금체불이 빠르게 늘자 6월 기금운용 계획을 변경해 체불임금을 대납하는 '대지급금 사업'에 2216억원을 추가 투입한 바 있다. 특히 일시적 경영애로 등으로 임금을 체불했으나, 지급 의지가 있는 사업주를 지원하는 '체불임금 청산 사업주융자사업' 및 임금체불로 어려움을 겪는 근로자를 위한 '체불근로자 생계비 융자사업'의 재원에 기존 402억 원에 더해 252억원을 증액했으나 이 예산도 또 소진 된 것이다.

최근 정부가 임금체불 청산에 집중적으로 역량을 투입하며 집중하고 있는 것도 재원소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부는 사업주 체불청산지원 융자 요건을 완화한 바 있다. 기존에는 매출액 15% 이상 감소, 생산량 15% 이상 감소, 원자재 가격 15% 이상 상승 등 7가지 사유 중 하나를 충족해야만 융자를 신청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이 요건이 삭제됐다.

고용부 관계자도 "(올해 예산 조기소진은) 경기악화는 물론 정부가 임금체불 근절에 심혈을 기울이며 임금체불 관련 지원 신청이나 심의를 완화한 것 모두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홍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