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기 지연·일부 비행 불능에
미국 법인 이어 두번째 승인
FA-50 전투기가 지난달 25일 '적 대규모 공중항체 침투대응 합동종합훈련'을 위해 제16전투비행단에서 이륙하고 있다. 공군 제공
국산 경공격기인 FA-50 수출을 위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폴란드 법인 설립으로 최근 불거진 일부 비행불능과 납기지연 우려에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다.
폴란드 현지에서 납품된 일부 FA-50이 기동되지 않고 추가 납품 지연 가능성까지 제기돼 폴란드 수출에 '빨간불'이 켜지자 KAI는 미주 법인에 이어 두번째 해외법인 설립 카드를 꺼냈다. 자칫 폴란드 수출 난항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탄력이 붙던 방산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KAI도 폴란드 법인 설립으로 총력 대응에 나서는 모양새다.
10일 정부 당국과 방산업계에 따르면 KAI는 최근 이사회를 통해 폴란드 법인 신규 설립안을 처리했다. 설립될 폴란드 법인은 법인장을 포함, 5명 규모로 운영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현지 정부와 계약협상 영향력을 더 끌어올리고자 단순한 해외 사무소에 벗어나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것으로, KAI의 이 같은 조치는 4조원대 수출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인도네시아와 페루, 중동 등에 현지 사무소를 설치한 KAI는 폴란드에는 법인을 세워 보다 기민하게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2022년 7월 KAI는 폴란드와 계약을 체결, 총 48대의 FA-50 수출계약을 했다.
폴란드 공군에 즉각 공급하기 위해 우리 공군에 납품될 예정이었던 12대부터 폴란드에 우선 수출하기로 하면서 올해 1월께 인도를 완료했으나 12대 중 3대가 비행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했다.
폴란드 맞춤형으로 개량한 FA-50 PL(폴란드버전) 36대는 2028년까지 납품할 예정이나, FA-50 PL에 장착할 미국산 무기 승인을 놓고 난항을 겪고 있어 납기지연 가능성이 제기된 상황이다.
급기야 이원집정부제 속에 총선에서의 정권교체로 폴란드 당국이 FA-50 계약 절차 감사에 돌입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자 우리 국가안보실에서도 현황 파악에 나섰고, 신원식 안보실장이 강구영 KAI 사장을 대통령실로 불러 보고를 받은 뒤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폴란드에서의 가장 큰 현안은 무장과 레이더로 미국산을 장착해야 하는 과정에서 미국 당국이 승인하고 있지 않아 수출활로를 뚫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최근에는 FA-50 수출계약을 했던 말레이시아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KAI는 폴란드 법인과 미주 법인을 미 당국과의 수출 전진기지로 활용해 이슈를 턴다는 목표다.
정부 관계자는 "FA-50에 미국산 무장을 장착하지 못하면 유럽 무장을 장착해야 되는데 레이더와 무장, 이를 통제하는 소프트웨어를 모두 미국산으로 장착해야 되는 미 정부 기본 정책에 따라 협상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학재 김동호 기자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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