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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신용·업종별 차별화... 조선·정유·방산·전력 긍정적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당선으로 회사채 시장은 신용도 및 업종별 차별화가 진행될 전망이다.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조절되더라도, 방향은 점진적 하락이기에 비교적 높은 금리의 A급 회사채 매력도가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대표적으로 조선과 정유, 방산, 전력장비 등을 긍정적 업종으로 거론한다.

먼저 조선업종은 고환율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전망되는 업종이다. 트럼프의 재정적자 확대 정책은 결과적으로 환율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시장에서는 채권시장의 금리 상승 압력은 높아지고 달러는 강세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자 원·달러는 곧바로 심리적 저항선인 1400원을 뚫고 수직상승했다. 조선업종의 신용등급은 대체로 싱글 A급 이하로, 비우량채가 많다. 재무건전성 개선은 물론 신용등급 상승까지 노려볼만한 기회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아울러 트럼프의 에너지 정책은 바이든 대통령이 시행한 탄소배출량 감축 정책 등 환경규제를 철폐하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화석연료 개발 및 인프라 구축을 지원해 미국의 에너지 자립도를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에 민자발전 업계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 ESG 업종 취급을 받았던 화석연료 기업들로선 채권시장에서 자본조달에 대한 부담을 덜 것으로 보인다. 또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국방비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미국 진출을 타진하고 있는 K-방산에도 호재다.

반면, 부정적 업종으로는 이차전지, 자동차, 철강업 등이 거론된다. 최성종 연구원은 "친환경 정책 축소 관련 부정적 업종으로 거론되는 곳은 대표적으로 이차전지와 자동차 업종"이라고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시행됐던 전기차 관련 보조금과 장려정책들이 폐지되거나 축소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철강산업은 관세 인상 및 쿼터 축소 등 전통적인 무역장벽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수익성이 둔화될 전망이다. 수출 마진이 감소하고 역내 공급 과잉에 중국 철강제품이 국내 유입까지 더해지며 수급 부담이 더 심화될 수 있다.

반도체 산업은 자국 우선주의에 따라 업황이 악화될 공산이 크다. 미국 내 제조 기반 확대 및 역량 제고 차원에서 자국 기업 지원 확대로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며, 대중수출통제 조치를 통해 국내 기업들이 보유한 생산설비의 운영과 판매 기반에도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회사채 시장은 A급의 금리 매력이 지속적으로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외 중앙은행이 속도조절은 있어도 결국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A급 회사채에 대한 선호도가 높기 때문이다. 이경록 신영증권 연구원은 "크레딧(회사채) 시장은 대선 및 금통위라는 불확실성 해소 이후 강세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면서 "국고채 금리가 계단식 우하향 기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A급의 금리 매력이 지속적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