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선전 공원 수시로 드론 이·착륙
주로 햄버거·주스 등 음식물 날라
메이퇀 "4㎞ 거리 10분 안팎 가능"
10~200㎏ 물류 배송도 드론 활용
순펑 "비행 거리 지구 132바퀴"
신선식품·의료용품 등 배송 위해
고고도 항공 융합 운항도 테스트
지난 9일 선전 중심가 중신공원(센트럴파크)안에 메이퇀이 설치한 드론 배달 설비 쪽으로 한 이용자가 다가서서 핸드폰 드론 배달앱을 통해 기기를 작동시키고 있다. 드론이 무인 배달시설 지붕 위에 살포시 내려 앉고 있다.
메이퇀의 직원들이 배송을 마치고 도착하는 배달 드론을 정리하고 있다.
메이퇀의 한 직원이 배송을 마치고 도착하는 배달 드론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이석우 기자
#. 선전 중심가 푸톈구의 쇼핑센터 션예 샹청에서 지난 9일 점심을 먹고, 2㎞ 거리인 중신공원(센트럴파크)으로 차를 몰고 가니 7분 정도가 걸렸다. 차 안에서 동행했던 일행이 핸드폰에 깔려있는 배달 앱 메이퇀으로 음료수 3잔을 주문했다. 승용차를 주차하고 공원 안에 메이퇀이 설치한 배달 기기 쪽으로 다가가는데, 하늘에서 날아오던 배달 드론이 눈에 들어왔다. 드론은 이내 무인 배달시설 지붕 위에 살포시 내려 앉았다. 주문한 지 10분도 안걸렸다. 음료를 주문한 일행은 시설로 다가가 핸드폰을 조작해 음료수를 꺼내고, 음료수를 담았던 종이 박스를 접어 다시 시설 안에 넣었다. 배달된 음료는 지역 음료업체인 '온과즈'의 생즙 주스(33위안) 등으로 매장 가격과 다르지 않았다.휴일에는 중신공원 등 유락지에 설치된 드론 착륙 시설이 몸살이 날 정도로 '번개 배송'이 이어지고 있었다. 스타벅스의 아메리카노(30위안), KFC 치킨버거세트(36.9위안), 서브웨이 샌드위치 세트(37.9위안), 세븐일레븐의 면 세트(18.9위안) 등 음료와 식품을 배송 받아 공원에서 소비하고 있었다. 배송료는 따로 붙지 않았다.
【파이낸셜뉴스 선전(광둥성)=이석우 특파원】 기술 혁신의 아이콘인 광둥성 선전. 최근에는 무인기, '드론의 수도'라고도 불린다. 올해 상반기 선전의 드론 운행노선은 207개선, 드론 이착륙장은 249곳을 넘어 섰다. 선전 시내를 굽어보는 덩샤오핑 동상으로도 유명한 롄화산 공원을 비롯해, 선전만 베이완 루강과 하이펑 스포츠공원·해변 생태 공원 등 주요 공원들에서는 음식, 음료, 일용품 등을 드론으로 배달 받을 수 있다. 드론 배달이 일상 속으로 들어왔다.
선전 도서관 등에서도 드론 배달은 시작됐다. 메이퇀은 2.3~2.5kg 적재량 이내의 드론 배송을 제공하고 있다. 이륙 지점 기준으로 사용자에게 3km, 10~15분 배송 서비스를 표준으로 삼았다. 가랑비 정도에도 운행되고 오전 8시에서 오후 4~6시 사이, -10℃ 아래로 내려가지 않으면 정상 운행이 가능하다.
직장인 리슈메이는 "공원에서 음료나 식사 거리 찾기가 쉽지 않았는데 드론의 '총알 배송'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이스크림과 싱싱한 과일들도 배송됐다.
지난 4월부터 공원 서비스가 시작된 선전의 드론 배송은 5월 노동절 연휴, 중추절과 10월 국경절 연휴를 거치며 이용자가 폭증했다. 드론 배달에 참여한 한 음료 상점 주인은 "전년 대비 300% 이상 매상이 늘었다"라고 귀띔했다. 빠왕차지, 시차 등 중국 토종 음료브랜드들도 드론 배송에 합류하며 재미를 보고 있었다. 궈쓰 선전드론협회 회장은 "드론 배송이 소비를 촉진하고 있다"라며 어깨를 으쓱거렸다.
날개를 단 메이퇀의 드론 배송은 사무 단지와 병원 등 의료 단지, 대학 등까지 확산되면서 누적 사용자가 30만 건을 훌쩍 넘었다.
션예 샹청에 설치된 메이퇀의 드론 착륙장에서 만난 한 직원은 "드론은 자율 주행으로 저 혼자 날아가고, 배송뒤 되돌아 오지만 짐을 드론에 싣고, 배터리를 갈아주고, 배송 현황을 모니터를 통해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이륙장은 드론 배터리 충전 기기 등이 있어 드론의 미니 격납고 역할도 했다.
메이퇀측은 "드론의 평균 배송 시간은 15~20분 사이로 40% 이상의 시간을 절약한다"라고 밝혔다. 중난해 등 정부기관 등이 몰려있어 제약이 많은 베이징에서는 빠다링 만리장성 지역에서 관광객을 대상으로 음식물의 드론 배송을 지난 8월말부터 시작했다.
양푸구를 중심으로 7월부터 공원 배달서비스를 시작한 상하이에서는 주택단지 등으로 배송 지역을 넓히고 있다. 처음에는 2km거리를 10분쯤에 배달하더니, 10월 말부터는 고가도로를 넘나드는 드론 비행을 선보이며 10분 내 4km 배송으로 시간을 단축시켰다. 상하이시는 진산-저우산-롱화를 잇는 해안도시 물류 운송을 확대하면서 장강 삼각주 지역 간 항공 물류 네트워크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메이퇀이 2.3~2.5㎏ 이하의 음식 및 생필품들을 배송하는데 비해, 대표적인 물류 운송회사 순펑은 10~200㎏까지의 드론 물류 배송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음식물 배달 앱으로 성장한 메이퇀과 중국 택배 운송의 선두주자 순펑이란 두 날개가 중국의 저고도 경제(저공 경제)를 끌어올리며 비상을 시도하고 있었다. 순펑의 '펑저우 90'은 지난 10월 17일 주하이에서 짐을 싣고 선전 츠완 터미널에 안착하며 100만 번째 배송 비행을 돌파했다.
궈쓰 회장은 "순펑은 드론으로 화물 520만개를 수송했고, 운송 중량 2700t 이상, 비행 거리 530만㎞를 기록했다"면서 "지구 132바퀴 거리"라고 말했다.
공용 통신망을 쓰는 메이퇀이 도시 내 음식물 배송에 집중한다면 순펑은 도시와 도시를 가로지르는 저공 물류망을 구축하며 물류 배송을 확대해 나가고 있었다.
순펑은 스마트 네트워크 전용망을 통해 선전을 축으로 주하이, 중산, 동관 등 주변 광둥성 주요 도시들의 저고도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해 드론 배송을 확대하고 있다. 10월부터는 가을이 제철인 민물게 다자시에(상하이크랩)의 신선도 유지를 위해 산지 장쑤성 양청호에서 드론으로 쑤저우 집하장 등으로 옮겨, 주변 지역과 동남아로 수출하는 수송망도 구축됐다. 고급 식자재와 수산물 등 신선콜드체인과 의료용 배송 등 시간과 신선도를 요하는 수요가 늘면서 드론과 고고도 항공을 융합하는 운항 구축 시험이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선전드론협회 우저린 사무장은 "8월 2일부터 주강 하구 중산시에서 출발한 드론이 도시를 가로질러 선전 바오안 국제공항으로 이어지는 항로 시험 비행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궈쓰 회장은 "선전은 저고도 경제를 선도하고 있다"면서 "2025년까지 화물을 실어나르는 무인기, 택배 드론이 중국에 150만 대까지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정부 기관 등도 치안당국의 교통 관리·상황 통제는 물론 국경 감시, 산림과 댐, 방파제, 국도 등 주요 건조물 관리 등에 드론 사용을 더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김명신 코트라 선전 무역관장은 "드론 택배 등 선전의 저고도 경제가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은 견고한 산업 기반과 정부의 일관된 지원 정책에 힘입은 바 크다"라고 지적했다.
순펑, 펑위 과기, 메이퇀 드론 등 1700개 이상의 저고도 산업의 공급망 기업들이 칩, 복합 재료, 커넥터, 센서 및 기타 핵심 부품의 공급은 물론 연구 개발까지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관장은 선전은 2013년 '항공우주산업 발전계획(2013~2020년)'을 수립해 드론 등 저고도 경제 육성을 위해 박차를 가해 왔다고 말했다. 선전은 올 4월에도 '선전시 종합교통 14차 5개년 계획' 등을 내놓으며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된 저고도 경제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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