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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전력수요에 원전 가동연장… 주민 설득이 관건

고리 4·한빛 1 계속운전 추진
2029년까지 8기 허가 만료
통상절차 따르면 줄줄이 중단
원안위 내부 반발 가능성 높아
환경단체·주민 반대 넘어서야

늘어나는 전력수요에 원전 가동연장… 주민 설득이 관건
정부가 발전 중단 없이 고리 4호기·한빛 1호기 계속운전을 추진하는 것은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 정책의 일환으로 원전의 계속운전 허가를 막아왔고, 허가를 얻지 못한 원전들이 앞으로 줄줄이 멈춰설 위기에 있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한 선택인 셈이다. 그러나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심사 간소화가 실현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지만 원전에 대한 안전민감성과 지역주민, 환경단체의 반발을 감안하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탈원전 후폭풍에 가동 중단 우려

1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오는 2029년까지 운영허가기간이 만료되는 원전은 총 8기(고리 4호기·한빛 1~2호기·한울 1~2호기·월성 2~4호기)에 달하는 상황이다. 이 중 운영허가기간이 가장 적게 남은 것은 고리 4호기(2025년 8월), 한빛 1호기(2025년 12월)이다. 원전운영 종료 시간이 불과 1년 안팎으로 다가온 것이다.

운영허가기간이 종료되는 원전을 재가동하기 위해서는 운영변경와 설비개선에 대한 허가를 원안위로부터 얻어야 하는데 통상 3~4년이 소요된다.

이 때문에 한수원은 이들 원전에 대한 허가를 얻고 싶었으나 문재인 정권의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신청하지 못하고 있다가 윤석열 정권이 들어선 후에야 신청할 수 있었다. 앞서 지난 2023년 고리 2~3호기 가동이 중단된 이유도 같은 이유다. 통상적인 절차를 따르면 고리 4호기와 한빛 1호기의 가동중단은 피할수 없는 게 현실이다. 원전의 수명연장은 에너지 안보 위기로 인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인공지능(AI) 서버 확충과 전기차 등 늘어나는 전력수요를 원전 없이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피해도 적지 않다.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실이 한수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부터 2027년까지 원전 가동중단에 따른 누적 손실은 4조9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연도별로는 △2023년 1800억원 △2024년 8000억원 △2025년 1조3200억원 △2026년 1조7100억원 △2027년 9400억원 등이다.

■안전 민감성·주민 반발 등 해결 필요

다만 정부가 이 같은 정책을 추진한다고 해도 수용성은 별개의 문제다.

우선 원안위부터 설득해야 한다. 현재 3~4년 넘게 소요되는 기간을 단축하려면 원안위가 신속하게 심사를 처리해야만 한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원안위 위원장을 제외한 원안위 위원 8명은 정부 추천 4명과 여당 추천위원 2명, 야당 추천위원 2명으로 구성돼 있다. 야당 추천 위원이 과반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원안위 내 반발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얘기다.

여기에 원전 안전성에 민감한 국민들이 원안위의 신속 심사를 곱게 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신속심사를 하더라도 물리적 시간을 감안하면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리 4호기는 가동정지까지 10개월, 한빛 1호기는 13개월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원안위의 심사와 별개로 환경단체들과 주민들 반대도 넘어서야 한다.
최근 있었던 한빛1·2호기 수명연장 공청회에서는 주민들이 반발하며 집단 퇴장하기도 했다. 통상적 절차에도 반발이 큰 상황에서 절차 간소화까지 이뤄지면 주민들의 반발이 극에 달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원자력업계 관계자는 "적어도 절차 간소화에 대한 내부적 컨센서스가 있다면 원안위의 절차 간소화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실무업무를 맡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인력이 충분히 확보만 된다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