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내년 경제전망서 대내외 위험요인 분석
내수 발목 건설투자, 내년에도 역성장 전망
(서울=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2.2%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8월 발표한 전망보다 0.3%포인트(p) 하향한 것이다. 내년도 성장률도 2.0%로 0.1%p 하향했다. /사진=뉴스1화상
[파이낸셜뉴스] 정부 싱크탱크인 한국개발연구원(KDI)가 내년 우리 경제 성장률을 2.0%로 예상했다. 지난 8월 2.1% 전망에서 0.1%포인트(p) 낮췄다. 2.0% 성장전망을 내놓으면서 KDI는 내년 국제 통상 여건이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구체적으로 "상당한 수준의 하방위험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성장률 1%대'를 가시권으로 제시했다. 올해 내수회복의 발목을 잡았던 건설투자도 내년까지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12일 'KDI 경제전망-2024년 하반기'에서 이같은 내용으로 우리 경제의 내년 대내외 위험요인을 제시했다.
미국에 '트럼프 2기' 정부가 들어서고 관세율 인상을 핵심으로 하는 통상정책을 펴게 되면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 경제 전반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관세는 사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공약으로도 구체화했다. 미국 수입품에 대해 모든 국가에 10% 보편적 관세 부과, 중국산엔 60% 관세 부과 및 중국산 수입 단계적 금지 등이다.
공약이 정책화되면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는 직접 영향권에 들어간다. 미국이 수입품에 대해 관세율을 인상하면 세계 평균 관세율은 '관세 전쟁'을 불러, 자연스럽게 오른다. 글로벌 교역은 위축된다. 한국 수출은 감소하고 성장률은 하락한다. 고용은 줄어든다.
KDI는 이에따라 내년 수출증가율을 올 8월 전망 땐 2.5%로 잡았지만 트럼프 당선이 확정된 이후인 이날 2.1%로 하향조정했다.
다만 미국의 통상정책 전환의 직접적 영향은 내년이 아닌 2026년에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관세부과만 해도 미 무역대표부(USTR) 조사, 미 상무부 인적 쇄신 등이 진행 된 후 진행이 가능해서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 현실화, 중국 경기 급락 등으로 국제 통상 여건이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 우리 경제에 상당한 수준의 하방위험이 존재한다"며 "(중국 등에 대한 강경한 통상정책이 내년에 가시화되면) 우리 경제는 1%대 성장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대내적으론 건설투자 부진을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KDI는 지난 8월 전망에서 올해 건설투자를 전년대비 -0.4%로 잡았지만 이날 -1.8%로 수정했다. 내년 전망치는 지난 8월 -1.0%에서 -0.7%로 바꿨다. 전망수치의 변화에도 건설투자 부진 장기화 전망은 변함없다는 게 KDI 분석의 핵심이다.
KDI는 경기하방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점진적으로 기준금리 인하 등을 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지난 8월 2.0%로 전망했지만 1.6%로 수정했다.
물가가 물가안정목표치인 2%에 못 미치는 만큼 경기에 방점을 찍는 통화신용정책을 펴도 된다는 의미다. 가계대출 등 금융안정에 중점을 둔 고금리 기조를 유지하면 저물가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이날 장중 1400원을 넘어선 원·달러 환율의 물가 영향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최근 고환율 상황을 고려해 한국은행이 이른 시일 내 금리 인하를 결정하기 힘들다는 의견에 대한 반박이다.
정 실장은 "통화정책 결정에서 환율은 무시할 수 없는 변수이긴 하지만 지금 물가는 내려가는 추세이고, 환율이 어느 정도 오른다고 (물가가 상승세로) 반전될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이어 "환율 변동 자체가 나쁜 것도 아니고, 오히려 우리 경제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현재 상황으로 봤을 때 외환시장이 그렇게 불안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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