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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2일 연속 1400원대...트럼프發 달러 강세 이어진다

'트럼프 트레이드' 이후 환율 파죽지세 강경파 내각 가능성에 강달러 지속 "경제 정책 확인 시 강달러 압력 확대"

2년 만에 2일 연속 1400원대...트럼프發 달러 강세 이어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가운데)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뉴시스.
[파이낸셜뉴스]원·달러 환율이 2년 만에 2거래일 연속 1400원대에서 마무리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2기 내각을 대중(對中) 강경파들로 구성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취임 직후부터 관세 등의 공약 이행이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해진 결과다.

11월 원·달러 환율 추이
날짜 종가(3시 30분 기준)
1일 1379.4원
4일 1370.9원
5일 1378.6원
6일(트럼프 후보 당선 확정) 1396.2원
7일 1396.6원
8일 1386.4원
11일 1394.7원
12일 1403.5원
13일 1406.6원
(서울외국환중개)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3.1원 오른 1406.6원(오후 3시30분 기준)을 기록했다. 이는 전일(1403.5원)에 이어 2거래일 연속 1400원대 마감으로 지난 2022년 11월 초 이후 약 2년 만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6.5원 오른 1410원에 개장한 이후 장중 1410.6원까지 상승했다. 고가 기준으로 지난 2022년 11월 7일(1413.5원) 이후 가장 높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에 이어 2기 내각도 주요 정책에 강경 기조를 나타내는 인물들로 구체화된 영향이다. 현재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로버트 라이트 하이저 전 대표 트럼프 1기 때 미·중 무역전쟁을 이끌었다. 대중 강경파인 마르코 루비오 플로리다 주 상원의원도 국무장관으로 내정된 상태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임 초기부터 중국의 부상을 억제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제금융센터는 트럼프 2기 내각 구성에 대해 “향후 주요 정책도 강경 기조를 나타낼 것으로 추정된다”며 “특히 국제 사건 개입을 주장하는 인사는 제외될 것으로 보여 ‘미국 고립주의’는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랠리에 이어 연준 인사의 발언도 강(强)달러를 지지하고 있다. 매파 성향으로 분류되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2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이 예상치 못하게 상승하면 12월에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국제금융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6선을 돌파하며 지난 5월 1일 이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문제는 달러 강세를 견제할 국가가 없는 만큼 트럼프가 취임하는 내년 1월까지 강달러가 지속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원·달러 환율은 트럼프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된 지난 6일 이후 미 연준(Fed)이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25%p 금리를 내렸던 지난 8일을 제외하고 이날까지 매일 장중 1400원을 터치했다.
지난 9월 말에 장중 1303.4원까지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약 7주 만에 100원 넘게 급등한 수치다.

이에 전문가들은 당분간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호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트레이드에도 당장의 견조한 경기 상황이 달러의 강세 압력을 조절해주고 있지만, 향후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이 확인되는 과정에서 글로벌 뿐만 아니라 미국의 경제에도 충격이 발생한다면 달러의 강세 압력은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