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신라면세점·CJ대한통운
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 발행
채권 금리가 우하향 곡선을 그리자 사모 회사채 시장에서 기업들의 금리 갈아타기가 활발하다. 비교적 비우량한 신용도이거나 재무상황이 좋지 못한 기업으로선 수요예측을 거쳐야 하는 공모 시장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에 기업들은 사모 시장에서 물량을 떠안아줄 기관을 찾아 자금 조달을 이어가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HDC신라면세점은 이달 8일 2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했다. 표면금리는 연 6.5%에서 결정됐다. 이는 지난해 조달 비용 대비 절반 수준으로 낮춘 것이다. 국고채 금리 하락에 조달 비용이 떨어지면서 올해 들어 HDC신라 면세점은 금리 갈아타기를 활발하게 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6월과 8월, 이날까지 총 3차례에 걸쳐 450억원어치의 영구채를 발행했다. 표면금리는 모두 연 6.5~연 6.9%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7.5~12% 금리 수준의 영구채를 차환하는 데 사용됐다.
CJ대한통운도 같은 날 30년 만기 후순위채 250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운영자금 마련 목적으로 표면이자율은 연 4.881~연 5.078% 수준에서 정해졌다. 올해 3월 30년 만기 긴종자본증권 표면금리가 연 5.274%였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이자비용은 떨어진 셈이다.
롯데지주는 지난 8일 사모시장에서 7년물 5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차환자금 마련용으로 표면이자율은 연 4.060%에서 정해졌다. 롯데지주가 올해 1월 발행한 5년물이 연 4.4%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조달 상황은 연초 대비 나아진 수준이다. 통상 만기가 길수록 금리는 기간 리스크를 반영해 높아진다. 다만, 이번 사모채에 강제상환옵션이 내걸렸다. 강제상환옵션은 '신용등급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질 경우 조기에 원금을 상환한다'는 일종의 특약으로 통상 신용등급이 두 단계 이상 떨어질 경우 발동된다. 롯데지주의 신용등급은 AA- 수준으로 신용등급 전망은 '부정적'이다.
주요 자회사인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이다 보니 롯데지주의 계열 통합 신용도 하향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의 금리가 지속되는 기업도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PF) 리스크에 대한 부담으로 건설업계에 대한 경계심이 팽배하다 보니 건설사들의 조달 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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