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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시험만이 답?" 18명의 수험생이 뒤집어놓은 연세대 입시

法, 수험생측 '연대논술 효력 정지' 가처분 인용


"재시험만이 답?" 18명의 수험생이 뒤집어놓은 연세대 입시
교육부가 15일 법원의 연세대 논술 합격자 발표 정지 결정에 대해 입시 일정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학교측 대안을 제시하라는 입장을 밝혔다. '연세대 재시험 소송' 후원자 중 한 명인 정모씨가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문제지 유출 문제로 홍역을 치른 연세대학교 2025학년도 수시모집 자연계열 논술시험에 대해 법원이 '합격자 발표 정지' 처분을 인용했다. 학교의 판단과 재량에 문제를 일임해온 교육부는 이례적으로 "입시 일정에 미칠 영향이 없어야 한다"고 입장을 내놨다.

교육부는 15일 "연세대는 올해 입시 일정에 미치는 영향이 없도록 법원의 결정 취지에 부합하는 대안을 제시하라"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이날 서울서부지법 민사21부(부장판사 전보성)는 수험생 18명이 학교를 상대로 제기한 '수시모집 자연계열 논술시험 효력정지' 가처분을 인용했다. 재판부는 “수시 자연계 논술시험에 따른 후속 절차의 진행을 본안 1심 사건 선고 시까지 중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예비적 청구 취지로 올린 ‘재시험 이행’에 대해서는 판단을 하지 않았다. 대학의 자율성을 존중한다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12일 치러진 연세대 자연계열 수시 논술시험은 문제가 사전 유출됐다는 의혹을 받았다. 현장 고사장 감독관의 착각으로 1시간 먼저 문제지를 배부 후 회수한데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실물 사진이 확산됐다.

연세대는 "공정성에는 문제가 없다"며 입시전형 강행을 결정했지만 수험생과 학부모 측에서는 "재시험이 필요하다"고 맞섰다. 지난달 21일 연세대 논술 시험을 무효로 해달라는 무효확인 소송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서울서부지법에 접수됐다.

교육부 역시 그간의 결정은 연세대에 맡겨왔다. 대학별 고사를 학교가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만큼 그 책임도 전적으로 학교 몫이라는 판단이다. 교육부는 “재시험 여부 역시 학교가 어떤 판단을 하든 존중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다만 법원에서 가처분이 인용을 결정함에 따라 교육부 역시 학교에 대안을 촉구하는 쪽으로 보다 강경하게 방향을 틀었다. 재판부가 “재시험 외에 다른 방안이 가능하다면 대학의 자율성 측면에서 채무자(연세대)의 재량을 존중할 필요도 고려하겠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문제지 유출에 대한 피해를 '없는 셈' 치던 것과 달리 점수 산정이나 합격자 선정에 변화를 가져올 여지도 있다.

교육부는 “연세대는 대책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책이 마련되는 대로 공지할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연세대가 적법하고 공정한 방식으로 전형을 운영할 수 있도록 지도·감독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