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5' 손보사 3분기 누적 순이익 7조원 육박
삼성생명 3분기 누적 순이익 2조원 돌파
당국 무·저해지 가이드라인 탓에 실적 호조 장담 어려워
금리 인하 따른 건전성 악화 우려도
"신사업과 자본성증권 발행으로 위기 극복"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파이낸셜뉴스] 3·4분기 주요 손해보험사가 7조원에 가까운 누적 순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주요 생명보험사들 또한 실적 희비가 엇갈렸지만 대체로 호실적을 기록했다. 대외환경 악화로 지속적인 실적 호조세를 장담할 수 없는 가운데, 보험업계는 향후 수익성과 건전성을 모두 확보하기 위해 만전을 기한다는 계획이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빅5' 손해보험사(삼성화재·DB손보·메리츠화재·현대해상·KB손보)의 3·4분기 누적 순이익은 약 6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8%가량 증가했다. 이들 손보사는 모두 3·4분기 기준 역대 최대 누적 순이익을 기록했다.
삼성화재의 3·4분기 누적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3.8% 증가한 1조8665억원으로 '2조 클럽'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같은 기간 DB손보는 전년보다 23.7% 증가한 1조5780억원, 메리츠화재는 15.2% 증가한 1조4928억원의 누적 순이익을 시현했다. 현대해상의 누적 순이익은 1조46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3.1% 증가했으며 KB손해보험은 8.8% 늘어난 74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장기 보장성보험 판매에 주력하면서 보험계약마진(CSM) 확보에 힘쓴 영향이다.
'빅3' 생명보험사(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의 실적도 양호한 흐름을 나타냈다. 삼성생명의 3·4분기 연결 기준 누적 순이익은 2조42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0.9% 증가했으며, 교보생명 또한 3·4분기 별도 기준 전년보다 26.5% 늘어난 9399억원의 누적 순이익을 기록했다. 반면 한화생명의 누적 순이익은 전년보다 13.9% 감소한 7270억원이었다.
현재 보험업계가 금융당국이 제시한 무·저해지 보험 해지율 가정 가이드라인 탓에 실적 호조 흐름이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당국이 무·저해지 상품 완납시점 해지율이 0%에 수렴하는 로그-선형모형을 원칙모형으로 삼으면서 보험사들은 예상 해지율 급감에 따른 충격을 감당할 수밖에 없다. 변인철 삼성생명 계리팀장은 지난 15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감독당국이 발표한 보험개혁회의 가이드라인을 예외 없이 원안대로 적용할 계획"이라며 "CSM은 2000억원 정도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보업계 또한 자동차보험 손익 악화에 따른 실적 악영향과 금리 인하에 따른 건전성 악화를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이에 보험업계는 향후 수익성 제고를 위해 신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생보사들이 시니어·헬스케어 사업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 대표적 예시다. 실제로 최근 신한라이프의 시니어 자회사인 신한라이프케어는 경기도 성남시에 첫 요양시설인 ‘분당데이케어센터’를 개소했으며 교보생명도 지난달 헬스케어 자회사인 '교보다솜케어'를 설립했다. 보험사가 지급하는 사망보험금을 신탁회사가 운용·관리해 수익자에게 주는 상품인 '보험금청구권신탁'도 유망사업으로 꼽힌다.
건전성 확보를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해상은 지난 4일 4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으며 한화생명과 ABL생명, 흥국화재 역시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를 발행하며 자본건전성 확충에 나섰다. 이달 롯데손보와 교보생명도 자본성증권 발행 흐름에 합류했다.
업계 관계자는 "강화된 건전성 기준에 따라 보험사들의 자본 건전성 확보가 우선시되는 상황"이라면서도 "신사업 진출 등을 통해 정체된 보험산업 내 성장성 제고 또한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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