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에서 수험생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서지윤 기자
"수능이 끝났지만 마지막 희망이 있으니 끝까지 해봐야죠."
가로수가 노란 단풍으로 물든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다음 날인 지난 15일. 수능이 종료됐지만, 수험생들은 논술과 면접고사 등 입시 준비가 끝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찾은 학원가는 수능 이후 논술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로 붐볐다. 서울 마포구 대흥동 학원가 8층짜리 건물의 3개층을 사용하는 국어 논술학원에는 학생들이 계속 드나들었다. 다른 층에 자리 잡은 수리 논술학원과 길 건너 건물의 논술학원에서도 백팩을 멘 학생들이 자습을 하거나 수업을 들었다.
수능을 준비하는 학원 위주인 강남 대치동과 목동 학원가에서도 입시컨설팅과 논술을 병행하거나 논술 위주 강의를 하는 학원에 학생들이 북적였다. 오전에는 재수생 등 N수생을 주로 볼 수 있었고, 점심시간 이후에는 일찍 수업을 마친 고3 학생들이 학원으로 향했다.
서울 대치동에서 만난 재수생 이모군(19)은 "논술 지원하길 잘했다. 조금 더 빨리 준비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며 "수능은 끝났지만 아직 기회가 남았다고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수험생 중 절반 가까이가 논술전형에 응시한 것으로 추산된다. 종로학원이 2025학년도 대입 논술전형 시행 42개 대학(일반전형 기준)의 수시 지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응시자(117만7898명)의 44.1%(51만9365명)가 논술을 지원했다.
이들 대학의 수시 전체 모집정원에서 논술이 차지하는 비중은 20%로 낮은 편인데도 학생들이 논술에 대거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학원가에서는 일반 수험생이 의대 지원자와 겹치지 않는 전형에 대거 지원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학부모들도 남은 입시일정을 앞두고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광성고 재학생 유모군(18)의 어머니 김모씨는 "1년 넘게 고생하는 것을 옆에서 보니 덩달아 긴장되지만 끝날 때까지 응원할 것"이라며 "아이가 마지막까지 파이팅해줬으면 좋겠다. 아이가 수능을 생각보다 못 봐서 긴장하고 있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수능이 끝난 만큼 논술전형 준비와 함께 빠른 판단을 내려 정시 지원전략을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수능 결과를 예측해 논술과 구술면접 응시 여부를 빠르게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복수의 안정권 대학을 정할 필요가 있다"며 "대학별 모의 논술문제를 통해 출제원칙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17일 교육업계에 따르면 수능이 끝난 첫 주말부터 대학별 수시전형의 논술·면접고사가 이어지고 있다.
다음 달 초까지 수험생이 몰리는 주요 대학의 시험일정이 잡혔다. 면접도 다음 달 초까지 이어진다. 수시 합격자는 다음 달 13일 발표된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이창훈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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