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방촌 주민에 따뜻한 한끼 선물
매달 목욕권 지원 ‘동행목욕탕’
방문객끼리 돌봄관계 형성도
오세훈 서울시장이 시정 핵심철학 '약자와의 동행'을 실천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확대·운영하고 있다. '희망의 인문학'은 물론 동행식당, 동행목욕탕, 온기창고 등 소외계층을 위한 동행정책을 잇따라 선보였고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9월 말까지 연인원 46만9046명이 동행식당을 이용했다. 하루 평균 이용 인원은 1737명에 달했다. 동행식당은 서울시가 5개 쪽방촌(창신동, 돈의동, 남대문로5가, 동자동, 영등포동)의 식당을 선정해 쪽방주민들이 하루 한 끼(8000원) 지정된 식당에서 원하는 메뉴를 직접 골라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2022년 8월부터 운영 중이며, 선정 식당 수는 지난해 43곳에서 올해 49곳으로 늘었다. 식당과 메뉴에 대한 선택권을 넓히고, 식당별 모니터링을 강화해 위생, 친절 등 서비스 질을 높였다.
지난해 동행식당 이용자 171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96%가 '만족한다'고 답했고, '동행식당에서 주로 식사를 해결한다'는 답변도 61.1%(복수응답)에 달했다. 고물가 시대에 쪽방촌 주민들의 생활안정에 동행식당이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동행식당 사업주 만족도도 5점 만점에 4.53점이었다. 만족 이유로 '매출증대'(43.6%)보다 '보람 및 돕는 즐거움'(45.5%)을 더 많이 꼽아 지역봉사와 상생효과도 확인됐다. '쪽방주민을 이웃으로 받아들이게 됐다', '쪽방주민을 더 많이 이해하게 됐다' 등 긍정적 반응도 있었다.
또 다른 '약자와의 동행' 정책으로 동행목욕탕이 있다. 동행목욕탕은 매월 2회(혹서기 월 4회) 목욕권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됐다. 혹서기·혹한기에는 밤추위-밤더위 대피소로 활용해 야간 잠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는 9월까지 돈의동, 창신동, 남대문·서울역, 영등포 지역의 8개소를 동행목욕탕으로 지정했고, 연인원 3만2523명이 이용했다. 지난해 동행목욕탕을 밤추위대피소로 이용한 주민 수는 1929명이었다.
동행식당과 동행목욕탕 이용 과정에서 주민들이 함께 식사하며 자연스러운 친목이 형성되고, 거동이 불편한 주민들에게 자진해서 음식을 배달하는 등 상호돌봄관계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도 순기능이다.
오세훈표 동행스토어 온기창고는 쪽방촌 주민 개인이 배정받은 적립금 한도 내에서 필요한 물품을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쪽방촌 특화형 마켓이다. 지난해 8월 서울역 쪽방촌 1호점 개소에 이어 11월 돈의동 쪽방촌에 2호점을 열었다. 서울역 쪽방촌 1호점의 등록회원 수는 813명으로 연인원 2만3796명이 이용했다. 하루 평균 231명이다.
돈의동 쪽방촌 2호점에는 489명이 등록했고, 연인원 1만5022명이 이용했다. 하루 평균 176명꼴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7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에서 진행한 특강 '리더는 세상을 어떻게 바꾸는가'에서 "희망의 인문학, 동행식당, 온기창고 등 시스템이 종합적으로 작동하고 안착해 노숙인 숫자가 줄었고, 전국으로 확산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며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짓고 광화문광장을 재개장하는 등 하드웨어형 정책보다 한 명 한 명의 인생이 바뀌는 것을 보면서 이 땅에 태어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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