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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 전광판마다 '지연' 빼곡... "알았으면 안탔지" 승객들 분통

철도노조 준법투쟁 첫날 '혼란'
수도권 1·3·4호선 등 운행 차질
서울교통公 1노조 71% "파업"

코레일 전광판마다 '지연' 빼곡... "알았으면 안탔지" 승객들 분통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노조가 준법투쟁을 시작한 18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 전광판에 표시된 KTX 연착 안내. 사진=정경수 기자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노조가 18일 준법투쟁(태업)에 시작한데 이어 서울교통공사 제1노조가 파업을 예고하면서 교통대란이 우려된다.

코레일은 수도권 전철 1호선·3호선·4호선, 수인분당선, 경의중앙선, 경춘선, 서해선. 동해선 등의 일부 담당하고 서울교통공사 제1노조는 서울 1~8호선 일부 또는 전체를 운영한다.

코레일과 서울교통공사 등에 따르면 코레일 노조는 "정부가 정원 감축을 추진하면서 인력 공백이 심화하고 있다"는 것을 명분으로 이날부터 준법 투쟁에 돌입했다.

노조 측은 △4조 2교대 전환 △부족인력 충원 △기본급 2.5% 정액인상 △성과급 정상지급(231억 임금체불 해결) △공정한 승진제도 도입 △외주화 인력감축 중단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오는 21일 총파업 예고 기자회견 등을 거쳐 다음달 초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이로 인해 KTX와 경의중앙선 등을 이용하는 승객들은 아침 출근길부터 불편을 겪었다. 50대 초반의 곽모씨는 본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강릉발 KTX를 타고 올라오는 부모님을 기다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곽씨는 "갑자기 열차가 지연된다고 하니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시민한테 불편은 끼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서울역 전광판에는 여러 대의 도착 열차가 5~10분가량 지연된다고 표시됐고, 강릉과 동해에서 출발하는 기차가 연달아 연착돼 승객들은 혼란을 겪었다.

승객들은 준법 투쟁을 한다는 사실을 제대로 공지하지 않았다는데 주로 불만을 터뜨렸다. 경의중앙선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30대 직장인 손모씨는 회사 입사 후 첫 지각이라고 했다. 그는 "열차가 오지 않았으면 차라리 택시라도 탔을 텐데, 열차가 저속 주행해서 더욱 답답했다"며 짜증을 냈다. 결국 손씨는 다른 역에 내려 택시를 갈아타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원주발 서울행 탑승객 직장인 박모씨(30)도 "어떤 이유로 지연됐는지 전혀 알려주지 않았다"며 "출근길에 큰 불편은 아니지만 이유가 궁금했다"고 꼬집었다.

코레일은 이날 첫차부터 오전9시까지 650여대 수도권 전철 중 10분 이상 지연 140여대, 20분 이상 지연 120여대가 집계됐다고 전했다.

국토교통부와 코레일은 이번 준법투쟁 과정에서 사규와 법령에 위배되는 행위가 발생할 경우 원칙 대응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비상대책본부 가동 등을 검토하고 있다.

같은 날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도 파업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70.55%의 찬성률로 파업을 가결했다면서 19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체적인 총파업 일정을 발표키로 했다.

서울교통공사와 노조는 지난달 말까지 4차례 본교섭과 19차례 실무교섭을 벌였으나 협상 타결에 실패했다. 노조는 이에 따라 지난 1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윤홍집 서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