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중국, "트럼프 시대 고립피하자"...영국, 호주와 정상회담

호주와도 회담 가지며, 전방적인 생존 공간 확대 모색

중국, "트럼프 시대 고립피하자"...영국, 호주와 정상회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19일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베이징=이석우 특파원】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가한 첫날,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껄끄러운 관계였던 영국·호주 정상들과 각각의 회담을 가졌다. 인도태평양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과 안보 동맹인 오커스(AUKUS)를 결성하고 있는 영국 및 호주와의 회담은 좁혀 들고 있는 미국의 전략적 압박 및 봉쇄에 대항하면서 외교적·전략적 생존 공간을 넓히기 위해서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정부의 '귀환'에 앞서 주요 국가들과 협력 여지를 넓히고, 국제적 고립을 피하려는 노력이다.

19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회담에서 "양국이 협력할 수 있는 광범위한 영역이 있다"면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중영 관계에 새로운 전망을 열어야 한다"라고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다.

스타머 총리도 시 주석에게 "강력한 영·중 관계는 두 나라 모두에게 중요하고, 국제 사회에도 중요하다"라고 강조하면서 중국이나 영국에서 본격적인 추가 양자 회담 개최를 제안했다. 영국과 호주도 미국의 일방주의를 염두에 둔 듯 중국과 관계 복원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중국과 영국이 정상회담을 갖기는 이번이 6년 만이다. 두 나라는 인권, 남중국해 자유 통항, 양자 무역 등 전방위적인 충돌 속에서 불편한 관계를 이어왔었다.

시 주석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회담에서도 양국 간 관계 강화를 언급했다. 시 주석은 "호주와 근본적 이해 상충은 없다. 공동 발전을 실현해 나가자"면서 "호주가 중국 기업에 차별 없는 사업 환경을 제공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같은 날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을 만나 전략적 협력 관계 강화를 다졌다. 멕시코는 중국에서 미국 등 북미 시장으로 진출하는 주요 교두보이다. 시 주석은 "양국 경제의 높은 보완성을 잘 활용하고 실용적 협력 추진으로 양국 관계의 전면적 발전을 촉진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멕시코와 함께 다자주의, 국제 공정을 수호하고 세계 경제 발전에 긍정적 에너지를 주입하고 싶다"라고 했다.

시 주석의 이같은 광폭 행보는 트럼프 집권 2기에 중국이 고립될 수 있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앞서 중국이 지난 8일부터 여행·비즈니스 등을 목적으로 15일 이내 기간 중국을 방문하는 일반여권소지 한국인 등에 대해 비자 발급 면제을 단행한 것도 주변 국가들과의 관계 강화 및 정상화를 겨냥한 것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권 출범을 앞두고, 미국의 일방주의 강화,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적 접근 등 요동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주변 및 주요 국가들과의 관계 강화를 서두르고 있는 셈이다.

중국은 그 동안의 전랑 외교(늑대 전사외교) 등 상대방을 압박하는 공격적인 외교 자세에서 벗어나 유화적인 화해 협력의 포용 외교를 강화하면서 외교적 협력 가능성과 여지를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