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만에 신청사 건립,,, 정헌율 전북 익산시장
1970년 '이리시청'으로 출발
50여년 보수·유지 '가장 오래된 청사'
2021년 '새집' 첫삽… 올 1단계 마무리
2단계는 옛 청사 헐고 시민공원 등 조성
"신청사 계기로 '그레이트 익산' 발돋움
행정공간 넘어 지역 발전 밑바탕 되길"
정헌율 전북 익산시장이 최근 인터뷰에서 54년 만에 마련한 새 청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익산시 제공
전북 익산시청 야간 전경 익산시 제공
【파이낸셜뉴스 익산=강인 기자】 전북 익산시가 54년 만에 새 청사를 마련해 새롭게 거듭난다. 새 청사 바로 앞에 있는 옛 청사는 1970년 '이리시청'으로 지어졌다. 이후 1995년 이리시와 익산군이 통합해 '익산시청' 간판을 달았고, 올해까지 반세기가 넘는 시간을 지켰다. 전국에서 가장 오래된 청사라는 수식이 붙은 시간만큼 여건은 점차 열악해졌다. 대형 지진 같은 재난 발생 시 안전마저 우려됐다. 하지만 미래 100년을 내다봐야 하는 신청사 건립에는 많은 고민이 필요했다. 새 청사 마련 필요성이 제기되고 20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는 동안 지역 숙원사업이 됐다. 우여곡절을 넘기며 2021년 첫 삽을 뜬 신청사 공사는 3년 만에 마무리됐다. 흩어졌던 부서들이 다시 모여 차례로 입주를 마치고 새집에서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정밀안전진단 'D등급'
20일 익산시에 따르면 신청사 필요성이 본격 수면 위로 오른 건 안전 문제 때문이었다. 2003년 시청사가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은 것이다. D등급은 건물 주요부재에 결함이 발생해 긴급한 보강이 필요하며 사용 제한 여부까지 결정해야 하는 상태를 뜻한다. 이후 익산시는 건물의 크고 작은 균열과 하자를 고쳐 안전 등급을 C등급으로 올렸고, 이를 유지하며 지금까지 사용했다. 하지만 신청사 마련은 시간이 흐르며 필수 사업이 됐다.
신청사 조성은 2단계로 나눠 진행된다. 1단계는 사무공간으로 활용될 건물을 짓는 것이다. 현재 사무동 건물이 다 지어져 부서의 입주가 끝났다. 2단계는 청사 앞을 막고 있는 옛 건물을 철거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철거된 공간은 푸른 숲을 이루는 시민 공원과 다목적 공간, 광장으로 바뀐다.
신청사는 백제 역사, 문화, 여가 기능이 어우러진 열린 청사로 조성된다. 연면적 4만234㎡에 지하 2층, 지상 10층 규모다. 이미 조성된 사무공간 외에도 작은 도서관과 시민교육장, 다목적홀, 가족 휴게실 등 시민 편의시설이 들어선다. 야외에는 어울림마당, 솔숲공원, 시민정원, 사계 정원, 가족마당 등 도심 속 푸른 쉼터가 조성된다. 주차장 규모도 확대했다. 신청사 부지 내에 지상 52면, 지하 431면 등 483면의 주차공간이 조성됐고, 신청사 인근에 265면 규모의 주차타워를 추가로 건립했다.
■"신청사와 함께 새 시대 열려"
익산시는 신청사 기획 단계부터 안전성과 경제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구조적 안전성을 위해 건물골조에 횡력 저항 시스템을 적용했고, 내진과 내풍에 대한 안전성을 검토해 적합한 하중을 산정했다. 화재를 초기에 효과적으로 진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고, 대피 시 안전한 피난을 위해 고휘도 LED 유도등과 완강기, 비상 방송 연동시스템, 시각 경보기 등을 적재적소에 설치했다. 친환경 자재 사용 비중도 높였다. 환경오염을 막고 공사비를 줄이기 위해 재생순환 골재를 사용했다. 내구성과 내마모성, 방수성능이 우수한 무기질계 콘크리트로 바닥을 마감했다. 벽면에는 방수와 차음, 방화, 방균이 우수한 친환경 석고보드를 사용했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신청사와 함께 익산의 새 시대가 열렸다"며 "올해는 한(韓)문화 발상지로서 역사적 정체성을 확고하게 정립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신청사 건립 소감을 밝혔다. 그는 신청사를 두고 '검이불루(儉而不陋) 화이불치(華而不侈)'를 언급했다.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다'는 뜻이다. 백제의 문화적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말로 쓰였다. 신청사 전면 외벽에는 층마다 움푹 파인 방식으로 익산을 대표하는 백제 유적인 미륵사지 석탑을 표현했다.
신청사 건립에 발맞춰 정 시장은 올해 시민의 날을 개천절인 10월3일로 바꿨다. 새 시대를 열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고조선 준왕의 남천지이자 마한의 발상지인 익산 고대 역사를 바탕으로 시민 자긍심을 높이고자 새 도시브랜드 '위대한 도시, 그레이트 익산'을 발표했다. 정 시장은 "우리나라 역사는 단군-기자-마한-통일신라-고려-조선으로 이어진다"며 "고종황제는 대한제국 한의 뿌리는 마한에서 나왔다고 천명했는데, 이는 마한의 중심인 익산이 국호의 원류라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새로운 익산 시대 출범을 기념해 마한문화대전을 부활시켰고 기획전시와 콘서트, 공연, 경연대회 등 시민을 위한 행사들도 다양하게 마련했다"며 "위대한 역사문화도시에 사는 익산의 시민들이 스스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 시장은 "미륵사지 석탑을 상징화한 디자인으로 익산의 역사와 문화를 담아낸 신청사가 시민 여러분에게 고품격 행정 서비스를 제공할 준비를 마쳤다"며 "신청사 이전이 지역의 변화와 발전의 밑바탕이 되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원래 있던 건물을 철거하고 시민 공간을 만드는 2단계 사업까지 완료되면 시민들이 내 집, 내 정원처럼 즐겨 찾을 수 있는 신청사가 완성될 것"이라며 "단순한 행정 공간을 넘어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날 신청사에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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