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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몸살 앓는 美 포드, 유럽 직원 4000명 줄여...14% 축소

美 포드, 2027년까지 유럽에서 전체 14%에 해당하는 4000명 감원
환경 규제와 전기차 수요 저조 등 악조건 속에서 원가 절감 단행

전기차 몸살 앓는 美 포드, 유럽 직원 4000명 줄여...14% 축소
20일(현지시간) 독일 퀼른의 포드 공장에서 자동차들이 줄지어 서 있다.로이터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3대 자동차 기업 중 하나로 올해 전기차 사업에서 막대한 손실을 입었던 포드가 유럽 인력을 4000명 줄이겠다고 밝혔다. 포드는 갈수록 강해지는 유럽의 환경 규제와 전기차 판매 저조, 저렴한 중국 전기차 돌풍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원가 절감에 나섰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포드는 20일(현지시간) 발표에서 2027년까지 포드의 유럽 직원 가운데 14%에 해당하는 4000명을 감원한다고 알렸다. 독일과 영국에서 각각 2900명, 800명이 해고될 예정이며 그 외 유럽 국가에서 300명이 퇴사할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포드는 지난해 2월에 유럽 직원 3800명을 감축한다고 알렸다. 포드는 쾰른의 유럽 본사와 조립공장을 중심으로 독일 자를란트, 루마니아 크라이오바, 스페인 발렌시아 등지에 유럽 생산시설을 두고 있다. 쾰른에 근무하는 포드 직원은 이번 구조조정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2018년 약 2만명에서 2027년 1만명 이하로 줄어들게 된다.

포드의 올해 1~9월 유럽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7.9% 감소했다. 포드는 예상 밖으로 저조한 전기차 수요를 언급하며 독일 퀼른 공장에서 만들던 익스플로러와 카프리 모델의 생산을 줄인다고 밝혔다. 감산은 내년 1·4분기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포드는 유럽 사업 축소와 관련해 유럽의 이산화탄소 규제도 언급했다. 아울러 WSJ는 독일 자동차산업협회(GAAI)를 인용해 독일의 노동 비용이 유럽에서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독일에서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산 천연가스가 끊기면서 에너지 비용 역시 치솟았다.

존 롤러 포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독일 정부에 서한을 보내 “유럽과 독일에는 충전 시설에 대한 공공 투자처럼 전기차 소비 촉진, 제조사의 가격 경쟁력 강화, 이산화탄소 감축 목표와 관련된 유연성 같은 의미 있는 혜택을 포함하여 명확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포드의 데이브 존스턴 유럽 부문 부회장은 이번 감축 계획에 대해 “유럽 내 포드의 미래 경쟁력을 위한 분명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전기차와 관련된 포드의 시련은 이미 지난달 3·4분기 전체 실적 발표에서도 드러났다. 포드의 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5.5% 늘어난 462억달러(약 64조원)였지만 순이익은 9억달러에 그쳐 1년 전(12억달러)보다 줄었다.
전기차 사업부문에서는 12억2000만달러 규모의 적자가 발생했다. 포드는 전기차 생산을 장려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2021년 발표에서 전기차 개발에 2025년까지 220억달러(약 30조원)를 투입한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포드는 지난 7월 전기차 공장으로 개조하려던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크빌 공장을 다시 내연기관 생산 시설로 바꾼다고 알렸으며, 다음달에는 전기차 개발 계획 또한 일부 축소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