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해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한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은 이를 러시아가 심리전의 일환으로 허위정보를 퍼뜨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포스트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소셜미디어에는 러시아가 이날 사거리가 6000㎞에 달하는 탄도미사일을 포함한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정보가 유포됐다.
우크라이나의 주요 텔레그램 채널들은 러시아가 상당한 양의 순항 및 탄도미사일을 준비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퍼뜨리기 시작했다. 다른 채널들도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거리가 600㎞도 되지 않는 러시아의 아스트라한주의 카푸스틴 야르 시험장에서 알 수 없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곳에서 발사될 수 있는 미사일로 거론되는 것 중 하나는 ICBM RS-26 루베즈 미사일이다. 사거리가 최대 6000㎞에 달하고 탄두 무게가 1.2톤인 것으로 알려진 루베즈 미사일은 2012년 5월 러시아 서부의 플레세츠크 코스모드롬에서 처음 시험 발사돼 몇 분 만에 5800㎞를 비행해 러시아 동부 캄차카반도의 쿠라 미사일 시험장의 목표물을 타격했다.
이 미사일은 2017년 실전 배치될 예정이었지만 2018년 루베즈의 배치가 2027년까지 미뤄질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키이우 주재 미국 대사관도 이날 구체적 정보를 근거로 미사일 공격이 있을 수 있다며 자국민들에게 공습경보가 울리면 즉각 대피할 준비를 하라는 경고 메시지를 내면서 일시적 폐쇄에 들어갔다.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대사관도 이날 운영을 중단했고 카자흐스탄 대사관은 자국민에 우크라이나를 떠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HUR)은 러시아가 대규모 정보전과 심리전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HUR은 "메신저와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오늘(20일) 우크라이나 도시에 대해 규모가 특히 큰 미사일과 폭탄 공격이 있을 것이라는 HUR 명의의 메시지가 퍼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HUR은 "이 메시지는 가짜"라며 "러시아의 정보전과 심리전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문법 오류가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HUR은 또 이런 정보전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회를 겁주고 심리적으로 압박하려는 것"이라면서도 시민들이 공습경보를 무시하면 안 되며 패닉에 빠져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260만 명의 구독자를 가진 우크라이나 관련 텔레그램 채널 니콜라베스키 바네크는 "키이우를 겨냥한 미사일이나 공습에 대한 정보가 없다"며 "이런 정보전은 내게 영향을 주지 않고 나는 대사관 폐쇄에도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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