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의 위기를 감지하는 '촉'은 탁월하다. 아시아 외환위기, 글로벌 경제위기를 넘긴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어서다. 위기대응 과정에서 편 환율 실세화 정책 등에서 비판을 받았지만 최고의 위기감별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최근 만난 강 전 장관은 "부산의 현실이 한국 경제의 현주소, 다시 말해 실력일 수 있다"고 말했다. 강 전 장관의 지적은 '착시현상'에 대한 경고다. 글로벌 대기업의 실적이 우리 경제의 이면을 가려주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곳이 부산이라는 의미다.
정책대안은 뭘까. 강 전 장관은 "삼성, 현대차 등 대기업과 관련 없는 국민이 90%는 넘지 않을까 싶다"며 "금융, 임금, 환율 정책 등을 이들을 중심에 두고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야 다수의 사람이 소비도 늘리고 하면서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의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전 장관은 "일본이 저성장에 들어갈 시기, 기업은 부자가 돼 있었지만 근로자는 가난하게 살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내수업종에 대한 지원 강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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