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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부진·주택 착공 저조… 건설현장 혹독한 겨울

건설경기 지표 줄줄이 부진
불황에 수주하고도 착공 미뤄

투자 부진·주택 착공 저조… 건설현장 혹독한 겨울
건설경기가 가뜩이나 좋지 않은 경기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건설경기가 장기간 불황에 빠지면서 내수 등 성장과 직결되는 지표에 타격을 주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건설 비수기에 해당하는 겨울철에 들어서고 트럼프 정부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당분간 건설 불황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25일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2024년 11월 최근경제동향'에 따르면 건설투자 관련 3개 지표는 모두 어둡다. 올 3·4분기 기준 한국은행 '건설투자'(GDP 속보치)는 전기 대비 2.8% 감소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는 4.9%나 줄었다. 2분기 연속 감소세다. 건설투자는 건설사가 생산한 건설산출물의 부가가치와 생산에 필요한 중간재, 주택 매매거래에 따른 중개수수료 등 부대비용을 포함한 지표다. 건설투자가 떨어지면 현재 건설경기가 하향세라는 뜻이다.

건설경기 동행지표인 '건설기성'은 올 3·4분기 전기 대비 4.2%, 전년 동기 대비 8.8% 감소했다. 역시 2분기 연속 감소세다. 건설기성은 건설사가 공사 진척에 따라 공사비로 받는 금액으로 현재 건설경기를 설명하는 지표다.

반면 건설선행지표인 '건설수주'는 개선됐다. 전기 대비 6.8% 하락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23.3% 증가했다. 다만 건설수주는 수주액이 크다 보니 월별 등락이 심한 데다 건설수주 개선이 곧바로 건설경기 회복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박철한 연구위원은 "건설사들이 수주를 하고도 실제 비용이 투입되는 착공 시기를 고민하고 있다"며 "건설경기가 좋지 않으면 수주하고도 착공하지 않는다. 착공을 하지 않으면 건설현장이 없어지는 것이고 이는 건설기성과 건설투자 지표에 악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건설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경제성장률은 줄줄이 하향 조정됐다. IMF는 지난 20일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2%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당초 2.2%에서 2%로 낮췄다. 이에 앞서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올해 성장률을 2.5%에서 2.2%로, 내년 전망치도 2.1%에서 2.0%로 내렸다.

특히 KDI는 건설경기를 꼬집었다. 건설투자가 내수와 직결되는 지표기 때문이다. 김지연 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은 "건설투자 부진이 심화되면서 경기 개선세가 다소 약화되는 모습"이라며 "건설투자는 건설기성이 건축 부문을 중심으로 대폭 감소하는 등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선행지표인 건설수주가 다소 개선되고는 있으나 이것이 건설투자의 회복으로 이어지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당분간 건설 착공이 저조해 경제성장률의 하방압력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올해 건설 착공이 줄어들면 내년부터 건설기성 지표가 악화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주택건설 착공은 24만2188가구로 2022년(38만3404가구) 대비 36.8% 감소했다. 2021년(58만3737가구) 대비 절반 수준이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19만4007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늘었지만 2022년, 2021년과 비교해 저조하다.


기재부가 경기를 살리기 위해 건설경기 활성화 대책을 내놨지만 당장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공공투자 확대, 공사비 안정화, 지방 미분양 해소가 골자지만 건설사들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 기재부 및 국토부는 공공투자에 방점을 두고 건설사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공공사업 공사비를 올리기 위한 개선안을 연내 발표할 계획이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