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특검, 트럼프에 대한 2건의 형사 기소 진행 포기
현직 대통령 되는 만큼 검찰의 일반 기소 적용 어려워
향후 불법행위 논란은 의회에서 탄핵 절차로 다뤄야
특검, 절차 문제로 기소 포기했지만 수사 내용 변함없다고 강조
나머지 2건의 주(州)정부 형사 기소도 답보 상태. 기각 확률 높아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5월 30일 미국 뉴욕의 맨해튼 형사 법원에서 성추문 입막음 사건과 관련해 배심원 평결을 기다리고 있다.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지난 4년에 걸쳐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게 걸려있던 4건의 형사 기소 가운데 2건이 사라지면서 트럼프가 안고 있던 법정 다툼 위험이 사실상 사라졌다. 나머지 2건 역시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높다.
4건 중 특검 기소 2건 사라져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DC 연방법원의 타냐 처트칸 판사는 25일(현지시간) 트럼프의 대선 결과 전복 혐의와 관련된 형사 기소를 기각했다. 트럼프는 이번 결정 전까지 잭 스미스 특별검사 주도로 연방 검찰로부터 2건의 형사 기소, 주(州)검찰로부터 2건(뉴욕·조지아주)의 형사 기소를 당했다.
지난 2022년에 취임한 스미스는 지난해 6월에 트럼프를 백악관에서 기밀문서를 유출하고 플로리다주 자택에 불법 보관한 혐의로 기소했다. 같은해 8월에는 트럼프가 2021년 워싱턴DC 의회 난동 사건을 부추겨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 했다는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스미스는 25일 워싱턴DC 법원에 형사 기소 기각 요청서를 제출하는 동시에 플로리다주 법원에도 트럼프를 공동 피고인 명단에서 제외해 달라는 문서를 보냈다.
스미스는 워싱턴DC에 제출한 요청서에서 “헌법에 따라 피고인이 취임하기 전에 이 사건을 기각해야 한다는 것이 법무부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미국 법무부는 현직 대통령에 대한 기소를 대통령직 수행에 대한 간섭으로 보고 재임 중인 대통령에 대해 기소하지 않는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법무부는 현직 대통령의 위법 행위는 일반 기소가 아니라 의회 차원의 탄핵 절차를 적용해야 한다고 본다.
스미스는 기각 및 피고인 제외 요청에도 불구하고 범죄의 중대성이나 정부가 수집한 증거 등은 변하지 않는다며, 정부의 입장 역시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스미스는 절차상 이번 기소와 관련한 최종 보고서 작성해야 한다. 앞서 트럼프는 자신이 올해 대선에서 승리하면 취임 이후 2초 만에 스미스를 해고한다고 주장했다. NYT는 13일 관계자를 인용해 스미스가 내년 1월 트럼프 취임 전에 업무를 마무리하고 사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8월 1일 미국 워싱턴DC의 법무부 청사에서 잭 스미스 특별검사(오른쪽)가 기자회견장에 들어서고 있다.AFP연합뉴스
나머지 주(州) 검찰 기소 2건도 '흐지부지'
트럼프는 25일 자신이 세운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이 사건들은 다른 사건과 마찬가지로 내용이 없고 무법 사건이며 절대로 제기돼선 안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이 나를 상대로 한 싸움으로 1억달러(약 1400억원)가 넘는 세금이 낭비됐다"고 밝혔다.
트럼프에게는 아직 2건의 주 검찰 소송이 남아있지만 큰 위협은 아니다. 뉴욕의 맨해튼 형사법원 배심원단은 지난 5월 재판에서 뉴욕주 검찰의 손을 들어 트럼프가 유죄라고 평결했다. 검찰은 트럼프가 과거 성추문 무마용으로 회사 자금을 빼돌리면서 문서 위조 및 선거법 위반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맨해튼 법원은 유죄 평결에 따라 26일 트럼프에게 형량을 선고할 예정이었으나 선고일을 무기한 연기했다. 지난 7월 미국 연방대법원은 대통령이 재임 중 국정운영을 위해 한 행동은 퇴임 이후에도 형사 기소 대상이 아니라고 확정했다. 이에 트럼프 선거캠프는 대법원의 판단을 근거로 맨해튼 법원에 유죄 평결 기각을 요청했으며, 법원 측은 트럼프 변호인단에게 12월 2일까지 관련 서류를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남은 1건의 형사 기소는 트럼프가 2020년 대선 직후 조지아 주정부에 개표 결과를 바꾸라고 압박했다는 혐의다. 해당 사건은 검찰 쪽에서 문제가 생겼다. 조지아주 항소 법원은 지난 6월에 조지아주 풀턴카운티 검찰의 패니 윌리스 검사장의 재판 참여 자격을 심사한다며 재판을 일시 중단했다. 앞서 트럼프 캠프는 조지아주 검찰이 채용한 특별검사 3명 중 하나였던 네이선 웨이드가 트럼프를 기소했던 윌리스와 사적으로 부적절한 관계라고 폭로했으며, 웨이드 역시 지난 2월 이를 인정했다.
조지아주 법원은 12월 5일에 재판을 재개할 예정이었으나 지난 19일 발표에서 이유 없이 기일을 무기한 연기했다.
지난해 8월 14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조지아주 풀턴카운티 검찰의 패니 윌리스 검사장(왼쪽)이 당시 특별검사였던 네이선 웨이드와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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