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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폭격' 화력 키운다… 美 USTR 수장에 그리어

2기 경제팀 인선 마무리
그리어, 1기 對中 관세 설계자
NAFTA를 USMCA로 대체 주도
2기때 加·멕시코 관세전쟁 이끌듯
NEC위원장엔 케빈 해셋 임명
1기때 감세·일자리법안 핵심역할

트럼프 '관세폭격' 화력 키운다… 美 USTR 수장에 그리어
트럼프 '관세폭격' 화력 키운다… 美 USTR 수장에 그리어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지명자(맨위)와 케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지명자 AP뉴시스
취임과 동시에 전방위 무역 전쟁을 예고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26일(현지시간) 미국무역대표부(USTR)와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수장을 지명하며 2기 정부 경제팀 인선을 마무리했다. 트럼프는 이날 인사 발표에서도 "공정한 무역"을 강조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성명에서 차기 USTR 대표로 제이미슨 그리어(44세)를 지명한다고 밝혔다. 공군 법무관 출신으로 이라크에 다녀온 그리어는 현재 미국 법무법인 킹앤드스팰딩의 파트너 변호사로 재직중이다. 그리어는 트럼프 1기 정부 당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의 비서실장을 맡았으며 지난 2017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때 미국 측 교체수석으로 투입됐다. 그는 지난해 미국 경제지 배런스에 한국의 플랫폼법이 무역 갈등을 고조시킨다는 글을 기고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그리어 지명 소식을 전하며 "제이미슨 그리어는 내 첫 임기 때 불공정한 무역 관행에 맞서 싸우기 위해 중국과 다른 나라들에 관세를 부과하고, 실패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으로 대체해 미국 근로자들에게 훨씬 유리하게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USTR이 그리어로 인해 "미국의 거대한 무역 적자를 통제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USTR은 한국의 통상교섭본부와 유사한 성격이나 대통령 직속 기관이다. 대표는 대사급으로 취급되며 국제 통상 교섭, 무역 정책의 수립과 집행, 불공정 무역 조사 대응 등을 총괄한다. USTR은 직원이 약 200명에 불과한 작은 부서지만 트럼프가 1기 정부에서 역할이 커졌다.

그리어는 오는 2026년 USMCA 재협상 과정에서 과거 상사였던 라이트하이저에 이어 캐나다 및 멕시코와 격전을 벌일 예정이다. 트럼프는 25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취임 즉시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들여오는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26일 트럼프에게 서한을 보내 "관세는 양국의 공동 사업을 위험에 빠뜨린다"면서 "관세가 물가 상승과 일자리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멕시코 또한 자체적인 관세로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보복을 예고했다.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트럼프의 위협 직후 그와 전화 통화를 했으며 "좋은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미국 매체들은 그리어가 무역 전쟁과 관련해 라이트하이저 못지 않은 강경파라고 분석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그리어는 과거 의회에 출석해 트럼프가 1기 정부에서 중국과 벌인 무역 전쟁이 물가 상승을 거의 유발하지 않았다고 변호했다. 자신의 출장에 그리어를 대신 보내기도 했던 라이트하이저는 지난해 출판한 저서에서 그리어에 대해 비서실장 역할을 "훌륭하게 해냈다"고 칭찬했다.

같은날 트럼프는 NEC 위원장으로 케빈 해셋 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62세)을 지명했다. NEC는 싱크탱크 역할인 CEA와 달리 실질적인 정책 결정에 참여한다. NEC는 국내외 경제 정책 조정, 대통령에 대한 경제 자문 및 정책 모니터링 등을 맡는다. 트럼프는 성명에서 "케빈은 CEA 위원장으로 2017년 감세 및 일자리 법안을 설계하고 통과시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면서 "우리는 함께 기록적인 감세를 갱신·개선하고 이전에 미국을 이용했던 국가들과 공정한 무역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인사로 트럼프 2기 경제팀의 인선이 마무리됐다. 트럼프는 앞서 차기 상무장관에 미국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의 최고경영자(CEO)였던 하워드 러트닉(63세)을 지명했다. 동시에 재무장관으로 미국 헤지펀드 키스퀘어 그룹 창업자 스콧 베센트(62세)를 임명한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