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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욱의 탈모 백과사전] 탈모연관 10가지 검사…정말 필요할까?

[파이낸셜뉴스] 탈모 백과사전은 모발이식 명의로 잘 알려진 모제림 황정욱 대표원장이 탈모 및 모발이식과 관련한 정보를 전하는 전문가 칼럼으로, 탈모 자가진단 방법, 다양한 탈모 발현 유형, 모발이식 수술, 탈모치료 약물 등 자세한 이야기를 전문가에게 직접 전해 들을 수 있다. <편집자 주>

[황정욱의 탈모 백과사전] 탈모연관 10가지 검사…정말 필요할까?
모제림성형외과 제공

탈모와 관련한 각종 검사는 원인과 상태를 확인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검사 결과에 따라 약물 처방 등 치료 방법이 달라지게 되는데, 질환성 탈모나 젊은 여성의 안드로겐 탈모, 급성탈모 등의 경우 더욱 세심한 검사가 필요하다. 탈모 원인과 상태는 물론 다른 질환과의 연계성 등도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당수의 환자는 육안과 현미경 관찰, 병력 체크 등으로 원인과 증상을 확인할 수 있으며, 안드로겐 탈모, 스트레스성 탈모 등은 모발 정밀검사 필요성이 극히 적다. 이 경우 각종 모발 검사는 불필요한 과잉 진료일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다양한 탈모연관 정밀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는 의사와 병원의 일부 마케팅 요소가 개입된 결과로 첨단 장비의 도움으로 진단하고, 치료하는 이미지 구축으로 신뢰감을 높이는 방법이기도 하다.

병원에서 일반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탈모연관 검사 10가지를 소개한다.

1단계는 문진이다. 발생 시기, 가족력 유무, 주관적으로 느끼는 탈모, 기저질환 유무, 약물 복용 여부, 식습관, 헤어스타일 습관 등을 묻는다.

2단계는 임상이다. 의사가 탈모 형태를 확인하고, 육안 및 미세 현미경으로 탈모 유형, 두피의 건강도, 헤어라인 등을 살핀다.

3단계는 탈모 진행 정도 파악이다. 모발 탈락 진행 정도 평가는 Norwood-Hamilton 분류법이나 Basic and Specific 분류법(BASP)이 일반적이다. Norwood-Hamilton은 탈모를 7단계로 나뉘고 보통 남성에게 적용된다. Basic and Specific 분류법(BASP)은 앞쪽 헤어라인을 기준으로 모양에 따라 분류되고 남녀 모두에게 적용 가능하다.

4단계는 이학적 검사다. 휴지기 탈모와 원형탈모 여부를 알 수 있는 머리 당기기(Hair pull test), 모발 굵기와 연모의 증가 등을 확인하는 피부 확대경 검사(Dermoscopy), 성모와 연모 비율 등을 검사하는 포토트리코그람(Phototrichogram) 등이 있다. 이는 모발을 짧게 자른 뒤 며칠 후 성장 상태를 판단하는 분석법이다. 두피 진단용 전문 현미경으로 관찰하면 두피와 혈관의 건강상태, 모발 밀집도 체크가 가능하다.

5단계 혈액학적 검사다. 호르몬 수준, 철분 부족 등 건강상태와 다른 질환의 유무를 파악하는 방법이다. 구체적으로 혈액검사, 갑상선 기능검사, 혈장, 철, ferritin, Zn, Cu, 성호르몬(testosterone, DHEA-s, estradiol, FSH, LH) 등이 있다.

6단계는 모발 미네랄 분석 검사다. 많은 병원에서 시행하는 검사로 탈모의 원인을 알 수 있으며, 머리카락 몇 가닥만으로 검사가 가능하다. 모발의 분석을 통해 탈모 치료를 위한 자료로 사용한다.

7단계는 조직 검사다. 두피의 모낭을 채취하고, 모간부의 머리카락을 떼어내 병리학적 분석을 한다. 검체를 수직 절단이나 수평 절단해 평가한다. 모낭 주위 염증 유무, 모발 형태, 생장기, 휴지기 모발의 비율, 연모의 존재 등을 관찰한다. 안드로겐 탈모 진단에 유용한 자료가 된다. 모발주기, 모근 상태, 모공 환경 등의 확인된다.

8단계 유전자 검사다. 유전자 테스트를 하면 안드로겐 탈모와 연관 유전자 변이를 알 수 있다. 또 유전성 감소증 검사를 하면 유전자 이상에 의한 연모 형성 혹은 모낭의 소형화를 관찰할 수 있다. 철저한 가계조사와 가족력을 통해 발견할 수 있다.

9단계 원형 탈모증 검사다. 원형 탈모증은 남성형 탈모증과 쉽게 구분된다. 모발 당기기, Dermoscopy, 조직 검사 등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10단계는 휴지기 탈모증 검사다. 원인 자극이 있고, 탈모가 악화되는 특정 기간이 존재한다. 모발 당기기와 조직 검사를 통해 확인한다. 휴지기 모발 비율은 증가하고 성모와 연모의 비율은 정상이다.

여기서 1단계에서 3단계까지는 필수 검사에 해당된다. 4단계 이후가 흔히 말하는 병원의 탈모 진단을 위한 정밀검사 영역이다. 모발의 큐티클층에는 인생의 내밀한 정보가 쌓여 있어 유전자 분석을 하면 옛 조상도 알 수 있다. 이를 검사하는 장비 또한 첨단화되고 있다.

AI(인공지능) 기능을 더한 특수현미경과 3D스캐너 등으로 모발에 대한 심층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대개 안드로겐 탈모는 모발 정밀검사 필요성은 떨어진다. 그러나 모발 정밀검사는 탈모 치료는 물론 연관 질환 파악 등에 유용하게 활용된다. 모발 정밀검사는 한 사람의 인생을 알 수 있는 미다스의 손(Midas touch)임은 분명하다.

/ 황정욱 모제림성형외과 원장

[황정욱의 탈모 백과사전] 탈모연관 10가지 검사…정말 필요할까?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