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바르니에 프랑스 총리가 2일(현지시간) 국민들로부터 지지도가 낮은 사회보장 예산안을 표결없이 통과시키면서 프랑스 정부가 붕괴가 확실해지고 있다. 프랑스24 등 외신은 프랑스 야당이 바르니에 총리를 불신임 투표를 통해 끌어내리려 하고 있다며 위기를 맞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르니에 총리는 600억유로(약 88조원) 규모의 증세와 예산삭감안을 의회 승인 없이 통과시키기 위한 프랑스 헌법 제49조3항을 발동시켰다. 바르니에는 긴축 예산을 통해 200억유로(약 30조원)를 증세로 거두고 정부 지출 400억유로(약 59조원)를 삭감해 적자를 줄이겠다는 의도다. 프랑스 야당은 반발하고 있으며 이르면 3일 불신임 투표를 실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프랑스 의회는 여당인 르네상스당과 좌파 연합 신민중전선(NFP)과 극우 성향의 국민연합(RN)이 모두 거의 같은 의석 수를 갖고 있어 두 야당이 합칠 경우 득표에서 우세해 바르니에 총리를 끌어내릴 수 있다.
스카이뉴스는 불신임 투표에서 RN 소속 의원들이 모두 찬성표를 던질 경우 바르니에와 프랑스 정부는 붕괴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9월에 구성된 프랑스 정부는 RN의 지지가 필수다. 프랑스 정부가 마지막으로 불신임 투표로 붕괴된 것은 1962년이다. 만약 내각이 해산될 경우 5공화국 사상 최단 집권 정부로 기록된다. 또 임기를 2년여 남긴 마크롱 대통령도 정치적으로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폐쇄(셧다운)를 막기 위해 올해 예산을 내년까지 연장할 수 있으나 삭감이나 증액을 할 수 없으며 언제 어떻게 통과될지 불분명한 상황이다.
프랑스 정부 붕괴 위기에 유로화가 급락하고 미국 달러가 강세를 보였다. 이날 파리 외환시장에서 유로 환율은 1유로당 1.0470달러로 전거래일 대비 1.01% 떨어졌다. 프랑스 증시 대표지수인 CAC40도 장초반 전거래일 대비 1.2%까지 하락해 정부 붕괴 가능성에 따른 불안을 보여줬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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