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NYT, 한인사회 동요 주목...이주 한인 "1980년대 떠올라"
첫 한국계 상원의원 앤디 김 "한국의 취약성 극적으로 증가"
지난 9월 8일 미국 뉴저지주 포트리에서 열린 한인 간담회에서 민주당의 앤디 김 당시 하원의원(가운데)이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령 사태로 인해 재외 동포가 가장 많은 미국의 한인 사회도 술렁였다. 한국의 정치 격동기에 미국으로 향했던 이민자들은 1980년대로 되돌아간 기분이라고 밝혔고, 미국 정가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정치인 역시 유감을 표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3일(현지시간) 보도에서 180만명에 이르는 한국계 이민자들이 미국에서도 한국 정치에 관심이 많다며 이번 계엄령 사태에 크게 술렁였다고 전했다. 미국 한인단체 미주한인협의회(CKA)의 에이브러햄 김 사무총장은 계엄령 해제 전 입장문에서 "한국이 강력한 민주주의를 유지하고 계엄령이 평화적으로 해제되길 바란다"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선거에서 한국계로는 처음으로 상원의원에 당선된 민주당 앤디 김(뉴저지주) 하원의원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에 글을 올려 “계엄령 철회는 중요하고 필요한 조치였다”며 “앞으로 더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고 밝혔다. 그는 “신뢰가 무너지고 사람들이 동요하고 있다”며 폭력을 지양하고 민주적인 절차를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앤디 김은 같은날 별도 성명에서 "이번 계엄령 선포 방식은 국민의 통치라는 근본적인 기반을 약화하고 국민이 안보와 안정을 누려야 할 시기에 한국의 취약성을 극적으로 증가시켰다"라고 평가했다.
이날 미국 버지니아주 애넌데일에서 보험회사를 운영하는 56세 교포 김종준씨는 NYT를 통해 계엄령 소식에 "놀라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1998년 대학원 공부를 위해 미국으로 이주한 뒤엔 이전만큼 고국의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았지만, 이날 여의도 국회 밖의 시위 장면을 보며 과거 전두환 정권에 맞서 거리로 나섰던 1980년대 시절이 떠올랐다고 했다.
이어 자신이 떠난 후 한국이 많은 것을 성취했는데 "정치가 왜 80년대로 돌아가는지 모르겠다"며 지금의 한국 정치 상황이 "조금 부끄럽다"고 말했다.
NYT는 과거 한인사회에 정치적 분열이 있었지만 이번 사태에 대해서는 대체로 반응이 비슷했다고 평가했다. 매체는 미국 전역의 한인들이 이날 한국에서 발생한 사건들을 이해하려고 한국의 친지 및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전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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