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형갑 이등중사, 올해 신원 확인
지난 2004년 충북 단양서 유해 발굴
[파이낸셜뉴스]
이근원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장(오른쪽)이 4일 경상남도 통영군에 있는 유가족 자택에서 고(故) 이형갑 일등중사의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에서 유가족 및 관계관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국유단 제공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은 6·25전쟁 당시 장남인 형 대신 자원입대해 전사한 호국영웅이 73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고 4일 밝혔다.
국유단은 20년 전인 2004년 충북 단양군 단양읍 마조리 3번지 일대에서 발굴된 유해의 신원을 '안동지구 공비토벌 작전'에서 전사한 고(故) 이형갑 일등중사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날 이 일등중사에 대한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경상남도 통영에 있는 유가족 자택에서 열렸다. 행사는 유가족에게 고인의 참전 과정과 유해발굴 경과 등을 설명하고, 신원확인 통지서와 호국영웅 귀환 패·유품 등이 담긴 '호국의 얼 함(函)'을 전달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유가족 대표인 친조카 이영곤 씨는 "아버지께서 생전에 삼촌을 많이 그리워하셨는데 유해를 찾아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소회를 밝혔다.
국유단은 전사연구와 참전용사 증언을 토대로 2004년 10월 이 일등중사의 머리뼈를 최초 식별했고, 이어 발굴지역을 확대해 고인의 허벅지뼈와 윗팔뼈 등을 추가로 수습했다.
이후 2021년 10월 고인의 고향인 경상남도 통영시 관할 예비군지휘관이 고인의 친조카 이영곤 씨를 찾아 유전자 시료를 채취했으나, 당시 유전자 분석 결과로는 전사자와 유가족 간의 가족관계를 확인할 수 없었다.
그러다 국유단은 더 정확한 최신 기술로 유전자를 재분석해 올해 11월 삼촌과 조카 관계임을 확인했다.
이로써 2000년 4월 유해발굴이 시작된 이후 신원이 확인된 국군 전사자는 총 240명으로 늘어났다.
이 일등중사는 1931년 2월 경상남도 통영에서 3남 2녀 중 셋째로 태어났다. 고인은 전쟁이 발발하자 결혼한 형을 대신해 1950년 10월 부산의 제2훈련소에 자원입대했다.
이후 국군 제2사단에 배치된 고인은 안동지구 공비토벌 작전에서 북한군 패잔병을 소탕하던 중 1951년 4월 25일 19세 나이로 전사했다.
안동지구 공비토벌 작전은 1951년 2월부터 4월까지 안동 일대에서 북한군 제10사단 패잔병과 남파 유격대를 섬멸한 작전이다.
한편, 이 일등중사보다 2년 늦게 입대한 형은 제21사단 소속으로 참전 후 복무 중 1954년 10월 순직했다.
고인의 사촌동생 고(故) 이형술 하사도 1951년 6월 25일 자원입대해 제8사단 소속으로 참전 중 강원도 양구 백석산 전투에서 1951년 10월 전사했다.
국유단은 6·25전쟁 후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참전용사와 유가족의 고령화 등으로 인해 유가족 찾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발굴된 유해의 신원확인을 위한 ‘시간과의 전쟁’을 하는 상황인 만큼,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동참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유단 탐문관들은 각지에 계신 유가족을 먼저 찾아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으며, 유전자 시료 채취를 희망하는유가족께서는 언제든 연락 주시면 직접 찾아뵙고 유전자 시료를 채취해 드린다고 밝혔다.
전국 어디에서나 가능한 유전자 시료 채취는 6·25 전사자의 유가족으로서, 전사자의 친·외가를 포함해 8촌까지 신청 가능하며, 제공하신 유전자 정보를 통해 전사자의 신원이 확인될 경우 1000만원의 포상금이 지급된다.
이근원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장이 4일 경상남도 통영군에 있는 유가족 자택에서 고(故) 이형갑 일등중사의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를 갖고, 유가족께 고인의 참전 과정과 유해발굴 경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국유단 제공
고(故) 이형갑 일등중사의 화장유해. 사진=국유단 제공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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