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모든 과정에 책임 통감"
야6당, 尹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6~7일 표결 추진… 與 설득 관건
한덕수 국무총리가 4일 비상계엄 시국 관련 긴급회의를 소집, 국정공백을 막기 위해 소임을 다해줄 것을 전 국무위원에게 당부했다. 앞줄 왼쪽부터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한 총리,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뉴스1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국회의 무력화로 해제되면서 계엄 정국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는 가운데, 4일 대통령실 정진석 비서실장을 비롯한 수석비서관 외에 국무위원까지 모두 사의를 표명하면서 정국이 격랑 속으로 빨려들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참모에 이어 국무위원까지 사의를 표명하면서 6시간 만에 마무리된 계엄 선포 해제를 놓고 정국은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시계제로' 상태에 접어들었다.
거대야당의 입법독주, 예산독주, 검사 탄핵 등에 대항해 계엄으로 맞섰던 윤 대통령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탄핵소추안을 발의하면서 이르면 이번 주말까지 탄핵안을 처리할 방침이다. 반면 여당인 국민의힘은 계엄정국 사태에 따른 김용현 국방장관 해임 등 관련 국무위원 문책과 내각 총사퇴, 대통령 탈당 등 고강도 후속조치를 요구하면서도 거야가 밀어붙이는 윤 대통령 탄핵안만은 막아야 한다는 절박감 속에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여당 소속 안철수·조경태 의원 등 일부에선 "탄핵추진 절차까지 열어놔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내각을 통할하는 총리로서 작금의 상황에 이르게 된 모든 과정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내각은 국가의 안위와 국민의 일상이 한 치 흔들림 없이 유지되도록 모든 부처의 공직자들과 함께 소임을 다해달라. 마지막 순간까지 국무위원들과 중지를 모아 국민을 섬기겠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이날 여당, 대통령실 고위관계자와 함께 총리공관에서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에 따른 후속 대응방안을 논의한 뒤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과 추가 논의를 가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진지하게 현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면서 "견해차가 드러나지 않았고, 대통령과 면담자리에서 탈당이야기가 나온 적 없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전날 밤 10시25분께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열린 긴급 대국민 특별담화에서 민주당의 의회 독주를 비판하면서 비상계엄을 선포했지만, 국회에서 2시간30여분 만에 본회의를 열어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 처리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이날 새벽 4시20분께 계엄 해제 방침을 밝히면서 계엄 선포 6시간 만에 해제로 마무리됐다. 이후 거대야당을 중심으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와 조속한 본회의 처리 방침을 세우면서 정국이 혼돈 양상을 띠고 있다.
야 6당은 이날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형법상 내란미수' 등의 탄핵 사유가 적힌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에는 야 6당 의원 191명 전원이 참여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5일 새벽 국회 본회의에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보고를 추진하고 6~7일께 탄핵안 처리를 진행한다는 탄핵 로드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탄핵안 가결 정족수는 전체 국회의원 300명 참석 기준 200명으로, 국민의힘 의석수가 108석인 만큼 여당에서 8명 이상이 찬성하면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가 가능하지만 실현 여부는 미지수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례에 대한 트라우마로 집권여당이 또다시 탄핵에 동의하기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여권 일각에선 조기대선 실시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대권가도 본격화 등을 우려해 탄핵보다는 내란죄 관련 수사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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