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 출연료 급등 심각한 문제"
"제작 편수 감소와 배역 축소 부작용"
"횡재세는 콘텐츠 투자 기금에 활용"
넷플릭스 '오징어게임2'에 출연하는 배우 이정재씨.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몸값이 급등한 스타 배우들에게 '횡재세'를 매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부상으로 제작비가 오른 탓이다. 스타 배우들이 벌어들인 초과 이익에 과세함으로써 가중되는 제작비 부담을 낮추고, 국내 콘텐츠 경쟁력을 높이는데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정현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5일 서울 종로 새문안로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교육원에서 '지속가능한 K-콘텐츠 제작 생태계 조성 방안 모색'을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게임2'에 출연한 배우 이정재씨의 출연료가 회당 13억원에 달한다는 보도를 인용하며 "슈퍼스타의 출연료가 급등함으로써 심각한 문제들을 야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과거 일본 한류, 중국 한류에 비해 OTT 한류의 경우 실제 제작비가 적정 제작비를 큰 폭으로 상회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 유명 배우들의 높은 출연료로 제작비 부담이 가중되자 최근 글로벌 OTT들이 가성비 높은 일본으로 선회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드라마 제작 편수 감소와 배역 축소를 문제로 꼽았다.
김 교수는 "일부 스타급 배우들을 제외하면 웬만한 주연급 연기자들도 배역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제작비 상승 부담이 조·단역 연기자들에게 전가돼 조단역 연기자들의 처우가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작비 상승으로 국내 콘텐츠 제작 산업의 지속가능성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고 김 교수는 강조했다. 실제 한국미디어정책학회가 지난 8월 제작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6.7%가 '큰 폭으로 상승한 제작비'를 가장 큰 위기 요인으로 꼽았다. 또 OTT의 신작 콘텐츠 제작투자 축소 흐름을 택한 응답자도 77.8%에 달했다.
김 교수는 스타 배우들에게 횡재세를 매겨 제작비 부담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을 폈다. 횡재세는 정상 범위를 현저히 넘어섰다고 여겨지는 이익을 얻은 법인이나 자연인을 대상으로 그 초과분에 대해 추가적으로 징수하는 세금을 의미한다.
김 교수는 "상위 1% 배우의 평균 소득이 전체 평균 소득의 60배에 달한다"며 스타 배우들의 수익이 정상 범위를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OTT의 성장이라는 예기치 못한 환경 변화로 갑작스런 수익 증가가 나타난 만큼 횡재세 부과가 정당하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부당한 이중 과세로 형평성을 저해한다는 의견에 대해선 "콘텐츠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정책이 긴요하다"며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김 교수는 횡재세가 도입된다고 해도 슈퍼스타가 출연하는 작품 수를 줄이거나 열심히 일하지 않는 결과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김 교수는 "슈퍼스타의 공급은 탄력성이 0에 가까우며, 이들의 소득은 거의 전적으로 경제적 지대에 해당한다"면서 "과세에 의한 경제 왜곡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횡재세를 제작사의 콘텐츠 투자에 대한 세제 지원 확대, 콘텐츠 투자를 위한 기금 조성 등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 교수는 "경제적 약자인 조·단역에 대한 지원을 통해 불평등도를 완화하고, 건강한 제작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며 "제작비 상승으로 인해 국내 콘텐츠 제작 산업의 지속가능성이 위협받는 상황이라면 슈퍼스타 역시 문제의식을 공감하고 책임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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