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을 비롯한 의원들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에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들의 이름을 외치며 표결에 참여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2024.12.7/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안 표결일인 7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 대통령의 대국민 비상계엄 관련 담화를 시청하고 있다. 2024.12.7/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의 칼날은 피했지만 내란죄 수사라는 더 큰 난관에 봉착했다. 특히 '12·3 비상계엄'이 헌법과 법률에 위배된다는 데는 이견이 지배적이어서 혐의 소명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법조계는 검찰과 경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가 '국회 무력화'와 '직접 지시' 여부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이 두 가지를 소명해야 하는 셈이다.
비상계엄 '위법'…내란죄 핵심 '국회 무력화'8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12·3 비상계엄이 계엄 선포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헌법 제77조는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한해 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고 명시한다. 윤 대통령이 내세운 '국정 정상화'나 '야당 견제'를 이유로 계엄을 선포할 수는 없는 셈이다.
차진아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전시, 사변, 이에 준하는 사태여야 하는데 전시도 사변도 아니다"며 "준하는 사태도 통상의 경찰력으로 치안이 유지가 될 수 없는 상태를 말하는 데 해당이 안 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양홍석 법무법인 이공 변호사도 "국회가 예산안 감액을 통과시킨 것도 조건이 안 된다"며 "이 자체가 법률 위반, 헌법·계엄법 위반"이라고 했다.
위헌·위법한 계엄령을 바탕으로 군대를 동원하고 국회에 계엄군을 보낸 것은 내란죄에 해당한다는 지적이다.
형법 87조의 내란죄는 대한민국 영토에서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자를 처벌하는 규정이다. 형법 91조는 적법 절차에 의하지 않고 헌법·법률의 기능을 소멸시키거나 헌법에 의해 설치된 국가기관을 강압에 의해 전복 또는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을 '국헌문란'으로 규정한다.
지난 3일 계엄군은 계엄 선포 후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등에 출동해 주변을 봉쇄하고 진입을 시도했다. 특히 여야 대표와 국회의장 등 주요 정치인들을 체포하도록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당시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집회·시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한다'는 포고령에 따른 것이다.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 4일 페이스북을 통해 "계엄사령부 포고령 제1호가 국회의 정치활동을 금한다고 규정했고 실제 국회의 해제 요구를 막기 위한 목적으로 군대가 동원대 국회 유리창을 깨고 진입했고, 경찰은 의원들의 국회 출입을 막았다"며 "내란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등 다수 범죄가 성립하고 대통령의 탄핵 사유로 추가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한 서울 소재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력적인 폭동이 있었다고 평가하긴 어려울 것 같다"며 "계엄군은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 후 계엄 해제 선포 전 국회를 떠났다"고 지적했다.
또 "윤 대통령이 국회의 해제 결의안 의결 후 계엄을 해제한 점도 고려해야 한다"며 "내란죄가 성립하려면 실제 계엄군 투입 후 본회의장에 들어가야 했고, 더 많은 병력을 일시에 보냈어야 한다. 국회의원들을 강제로 끌어내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국회 계엄군 투입 누가 지시했나…직권남용 혐의도윤 대통령이 국회에 계엄군 투입을 직접 지시했는지 여부도 수사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이 군인들의 이동 상황을 직접 확인했다는 군 장성의 증언이 나온 상황이다. 이를 근거로 군대 투입을 윤 대통령이 지시했다고 보긴 어렵기 때문에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할 대목이다.
이는 직권남용 혐의로 바로 연결된다. 직권남용은 직권을 남용해 다른 사람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권리 행사를 방해했을 때 성립된다.
당시 계엄사령관이었던 박안수 육군 참모총장은 "계엄군 국회 투입을 사전에 몰랐고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지시했다"고 말했다. 박 전 계엄사령관은 국회 활동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포고령 역시 본인이 작성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포고령은 당시 여인형 방첩사랑관이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비상계엄 사태 핵심 인물이 윤 대통령의 충암고 라인이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계엄령을 건의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과거 보안사령부 역할을 하는 국군방첩부대의 여인형 중장, 첩보부대 777사령부의 박종선 소장,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충암고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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