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과자 같은 초가공식품이 결장암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10일(현지시간) 발표됐다. 연구진은 초가공식품에 들어있는 염증 유발 지방 분자들이 상처를 치유하는 면역체계를 억압해 암이 성장하도록 한다고 지적했다. 로이터 연합
초가공 식품이 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점을 과학자들이 확인했다.
과자 같은 초가공식품에는 염증을 유발하는 지방 분자들이 있어 이것이 직장암 위험을 높인다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일(현지시간) 의학저널 장(것·GUT)에 이런 내용이 담긴 논문이 게재됐다고 보도했다.
논문 공동저자인 사우스 플로리다대 외과학 교수 티머시 이트먼은 “암은 일종의 치료되지 않은 만성적인 상처”라면서 초가공식품을 자주 먹으면 면역체계가 이 상처를 치료하지 못하도록 해 암이 자랄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탬파종합병원 암환자들에게서 채취한 162개 조직 샘플에서 ‘지질’이라고 부르는 소형 지방 분자의 양을 추적하는 데 집중했다.
암 조직에서 채취된 샘플들은 암이 없는 건강한 인근 세포 샘플들에 비해 염증을 일으키는 지질들이 훨씬 많았다. 이 염증을 일으키는 지질들은 초가공 식품에 흔하게 있다.
이트먼 교수는 미국에서 평균적으로 초가공식품을 많이 섭취하고 있다는 점은 미국인들의 몸속에 이런 지질들이 많이 있다는 합리적인 추론을 가능하게 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아울러 암 환자들의 조직 세포에서는 염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지질들은 결핍돼 있다는 것도 발견했다. 염증 완화에 도움을 주는 지질들은 생선과 견과류에 많다.
이트먼은 “인간 면역 시스템은 극도로 강력해 암의 마이크로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건강하게 면역 시스템을 유지하면 암을 억제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 면역 시스템이 가공식품에서 비롯된 염증을 유발하는 지질들로 억압받으면 그러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초가공 식품 섭취와 연관성이 입증된 직장암은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흔한 암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글로벌 암 관측소에 따르면 2022년 185개국에서 결장암 신규 환자가 190만명에 이르렀고, 사망자는 90만명에 달했다.
특히 미 암협회(ACS)에 따르면 55세 미만 젊은 층의 결장암 발병이 늘고 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연간 1~2%씩 늘고 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식품업계가 미국의 비만율을 급격하게 끌어올리고 있다며 규제를 예고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미 보건장관 지명자가 주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케네디 보건장관 지명자는 식품업계를 압박할 수 있는 칼 한 자루를 더 쥐게 됐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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