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3분기 기업경영분석 결과
매출액증가율 등 성장성 지표 부진
기계·전기전자 및 석유·화학 제조업↓
부채비율 등 안정성 지표는 전기 수준
한국은행 제공.
[파이낸셜뉴스] 올해 3·4분기 국내 기업의 성장성 지표가 전분기보다 악화됐다. 범용 반도체 수요가 더디게 회복하면서 기계 및 전기전자업종의 매출 증가율이 부진한 가운데 석유·화학 부문의 실적도 가격 하락·공급 과잉 등의 영향으로 악화했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2024년 3·4분기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2만3137개 외부감사 대상 법인 중 3940개 기업을 표본조사한 결과 성장성 지표인 매출 증가율은 4.3%로 전분기(5.3%)보다 감소했다.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 2·4분기(-4.3%)부터 3·4분기(-5.2%), 4·4분기(-1.3%)까지 줄곧 감소하다가 올해 1·4분기(1.2%)와 2·4분기(5.3%)에 증가세로 돌아섰으나 3·4분기에 다시 주저앉았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의 매출 증가폭(4.9%)이 전분기(7.3%)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인공지능(AI) 관련 반도체 수요 증가 및 수출단가 상승 등에도 불구하고 PC·스마트폰 등 범용 반도체의 더딘 수요 회복 등으로 기계 및 전기전자업종이 같은 기간 20.7%에서 13.7%까지 매출 증가폭이 떨어진 결과다. 석유·화학 부문도 제품가격 하락 및 공급과잉 지속으로 매출 증가율이 2·4분기 6.6%에서 3·4분기 -1.0%로 하락 전환했다.
비제조업은 건설업은 매출이 감소했으나 도소매업이 대형 전자상거래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호조를 보이면서 3.5% 성장하며 전분기(2.6%)보다 증가폭이 커졌다.
수익성 지표도 부진했다. 전체 조사 대상 기업의 3·4분기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5.8%로 지난 2·4분기(6.2%)보다 감소했다. 세전 순이익률(5.6%)도 같은 기간 0.9%p 낮아졌다.
기업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의 매출 증가율은 전분기 5.4%에서 3·4분기 4.7%로 떨어졌다. 중소기업도 4.6%에서 2.4%로 하락했다. 다만 매출액 영업이익률의 경우 대기업은 전분기 6.6%에서 6.0%로 떨어졌으나 중소기업은 4.4%에서 4.8%로 소폭 상승했다.
강영관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장은 "수익성과 관련해 매출액, 영업이익률의 경우 업종별로 제조업은 대부분의 업종에서 하락했으나 자동차, 조선 등 운송장비와 반도체를 비롯한 기계, 전기전자 등 일부 업종에서 크게 상승하며 전체적으로는 상승했다"며 "비제조업은 건설업이 부진했으나 운수업을 중심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안정성 지표는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부채비율은 전분기 88.9%에서 2·4분기 87.8%로 하락했다. 매입 채무 등 비이자 부채를 중심으로 부채가 감소하고 자본이 늘어난 영향으로 지난 2021년 1·4분기(86.4%) 이후 최저치다. 양호한 영업 실적을 기록한 운송장비, 대기업을 중심으로 하락했다.
차입금의존도는 이자 부채가 증가하면서 같은 기간 25.2%에서 25.4%로 상승했다. 올해 1·4분기(25.7%) 이후 최고치다. 업종별로는 업황이 나쁜 석유화학과 건설업을 중심으로,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상승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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