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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특수본,'계엄 체포조 의혹' 국수본·영등포署 압수수색

수사기관, 교통정리 모양새
강력팀 형사, 방첩사 지원 정황
尹내란죄 수사 넘겨받은 공수처
인력·경험부족 등 우려 목소리도

검찰이 '12.3 비상계엄 사태'에서 체포조로 활동했다는 의심을 사고 있는 경찰과 국방부 조사본부에 대해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 혐의 등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이첩키로 하면서도 나머지 수사는 고삐를 당기는 모양새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19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실과 영등포경찰서 등에 수사관들을 보내 계엄 전후에 작성한 서류와 컴퓨터, 메모지 등을 압수했다.

국수본은 지난 3일 비상계엄 당시 국군방첩사령부의 요청에 따라 주요 정치 인사를 체포하기 위한 '체포조'에 영등포경찰서 강력팀 형사들을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국수본은 비상계엄 당일 오후 11시 32분경 방첩사 측이 국수본 실무자에게 연락해 '여의도 현장 상황이 혼란하다'며 안내할 경찰관의 명단을 요청해 강력팀 형사 10명의 명단을 제공한 사실은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인력을 실제 현장에 투입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반면 검찰은 방첩사의 요청대로 경찰이 일선 경찰서 강력팀 형사 10명을 국회 앞으로 보내 출동을 대기시킨 정황을 포착하고 체포조 활동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비상계엄 선포 전 5분 동안 열린 국무회의 참석자인 김영호 통일부 장관을 소환 조사했다. 당시 회의에는 윤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조태열 외교, 박성재 법무, 김용현 국방, 이상민 행안, 송미령 농림축산식품, 조규홍 복지,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 전 장관 등이 참석했다.

검찰은 또 전날 합의한 윤 대통령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내란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사건을 조만간 공수처에 이첩할 예정이다. 다만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여인형 방첩사령관 등 관련자들의 수사 기록도 공유할지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검찰은 밀행성 등을 고려해 진행 중인 수사에 차질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제한적으로 조서 등을 넘기려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로써 현재 윤 대통령 내란죄를 수사하는 기관은 공수처가 유일하게 됐다. 다만 타 수사기관에 비해 규모가 작다는 점은 공수처가 넘어야 할 산으로 평가된다.

공수처는 처장과 차장을 포함해 검사 15명, 수사관 26명이 인력의 전부다. 검찰 특수본의 5분의 2, 경찰 특별수사단의 4분의 1 수준에 그친다.

검찰에 인력을 요청할 수 있으나, 공수처가 이를 실행할지, 검찰이 또 받아들이지는 미지수다. 공수처법을 보면 공수처장은 직무 수행에 필요한 경우 검찰과 경찰에 고위공직자 범죄 등과 관련된 사건의 수사 기록과 증거의 제출, 수사 활동의 지원 등 수사 협조를 요청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요청에 따라야 한다는 의무 조항은 없다.

수사 경험 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국회가 공수처로부터 제출받은 공수처 연도별 영장접수 현황 자료에 따르면 공수처가 올해 9월 30일까지 법원에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 37건 중 발부된 것은 22건에 머무른다.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압수수색 영장 발부율이 94% 수준인 검찰과 차이가 난다.

법조계에서는 현재 공조수사본부(공조본)를 구성해 수사하는 것과 같이 검·경으로부터 추가 인력을 파견 받아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공수처 관계자는 "수사기록이나 인력 충원 등 실무적인 부분들을 협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