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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유엔통' 다이빙 신임 주한 中대사 27일 부임..트럼프2기 대응 구상

尹 '계엄 사태·중국인 간첩 발언' 논란에
中, 김대기 주중대사 아그레망에도 임명절차 '올스톱'
그럼에도 예정대로 다이빙 주한 대사 부임
시진핑 '한중관계 개선' 주도·변화 의지
트럼프 2기 맞아 탑다운 맞선 다자외교 대응 기조


[단독] '유엔통' 다이빙 신임 주한 中대사 27일 부임..트럼프2기 대응 구상
신임 주한중국대사 부임 예정인 다이빙 주유엔중국부대사(왼쪽), 신임 주중한국대사로 지명된 김대기 전 대통령비서실장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다이빙 신임 주한 중국대사가 오는 27일 부임한다. 직전 싱하이밍 전 대사가 지난 7월 초 본국으로 귀국한 이후 5개월 20여일만이다. 다이빙 신임 대사 부임은 중국 정부에서 부장급으로 분류됐던 싱하이밍 전 대사보다 높은 고참급 선임 국장급으로, 한중관계 개선을 바라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관측이다.

24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당초 이번주 초 부임될 것으로 알려진 다이빙 신임 대사가 27일 부임할 것으로 전해졌다. 시 주석이 직접 내정한 것으로 전해진 다이빙 대사는 주 유엔 부대표를 지낼 만큼 지금까지 한국대사에 임명된 인사들 중 최고위급이다.

당초 지난 10월께 신임 대사 부임이 예정됐다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이후 탄핵정국이 이어지면서 내년으로 부임 시기가 순연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많았다.

특히 윤 대통령이 12일 담화에서 비상계엄 선포 이유 중 하나로 지목한 '중국인 간첩사태' 언급이후 중국 정부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신임 대사 부임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컸다. 윤 대통령의 발언으로 현 정부 초대 비서실장을 지내다 신임 주중 주한대사로 아그레망(외교사절 주재국 동의)까지 받은 김대기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의 임명 절차가 올스톱될 만큼 중국정부의 반발이 컸다. 게다가 탄핵 정국의 여파가 지난 10월 신임 주중대사에 내정된 김 내정자의 중국 부임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상황이다.

현 정부 출범직후 주중대사로 일해온 정재호 현 대사는 이달 말 귀국할 것으로 알려져 당분간 '대사 공백'에 따른 대행 체제 운영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내란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대통령이 임명한 대사의 부임은 오히려 외교적 결례라는 우리 정부 내부의 우려도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현재 김 내정자의 경우 중국 정부측과 접촉이 아예 차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탄핵 정국 등으로 혼란스런 한국내 상황임에도 불구, 예정대로 다이빙 대사가 부임하는 것을 놓고 한중관계 개선을 위한 시 주석의 강력한 의지가 담긴 시그널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국내 정치적 상황이 여의치 않으니 중국이 선제적으로 양국간 관계개선을 주도적으로 이끌겠다는 의도로 읽힌다는 것이다.

다이빙 신임 대사의 이력도 주목을 끈다. 일각에선 다이빙 대사가 싱하이밍 전 대사와 같은 ‘한반도통’으로 분류되지도 않고, 한국어에 능통하지도 않아 한국을 홀대하는게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싱 전 대사보다 직위가 높은 선임 국장급인 데다 4년간 주유엔 중국부대표를 지내 북핵 이슈를 포함한 다자외교에 풍부한 경륜을 가진 인사라는 점에서 보다 격상된 한중관계 개선을 고리로 양국관계의 틀을 전향적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구체적으로 내달 20일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신행정부의 '탑다운'식 외교에 대한 대응 기조가 깔려있다는 것이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중국이 한중관계를 주동적으로, 포괄적으로 가져가겠다는 메시지”라며 “다자외교를 하던 인사라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양자 담판 방식에 다자외교로 대응하려는 기조가 담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례로 트럼프 2기정부가 중국에 북핵 문제를 해결하라고 압박하면, 당사국인 한국과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식으로 전략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싱 전 대사처럼 한국어가 능통하면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내정간섭 발언을 했던 것처럼 오히려 한중관계의 부담을 만들 우려가 있다”고도 했다.

또 한국이 대(對) 중국 무역·통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데다 국제정세가 경제·안보 외교 무한경쟁에 돌입한 상황에서 '유엔통'인 다이빙 대사의 부임을 서둘렀다는 의견도 있다.

우수근 한중우호연합총회 회장은 "우리가 계엄수습 등으로 혼란스런 상황에 놓여 있지만 한국이 중국의 국익에 매우 중요한 국가임을 고려해 조속하게 정식 대사를 부임시킨 것"이라고 진단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