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법인 설립… 2027년 가동
혼다는 우한 이어 광저우에 거점
전기차 연 24만대 현지생산 가능
일본 자동차, 점유율 반등 안간힘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던 일본 자동차회사들이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승부수를 던졌다. 전기자동차(EV)를 앞세워 중국 시장에서 진검 승부를 벌이겠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도요타자동차는 상하이에 고급차 브랜드 렉서스를 EV 버전으로 생산하는 새로운 공장을 건설해 오는 2027년부터 가동하기로 했다.
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도요타는 이번에는 과거와 달리 현지 업체와의 합작이 아닌 단독 회사 설립을 진행하기로 했다. 일본 완성차 업체의 중국 시장 단독 법인 설립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중국에서 판매하는 렉서스는 대부분 일본에서 생산해 수출해 왔다. 지난해 중국 내 렉서스 판매량은 약 18만대였다.
NHK는 "중국 시장에서는 전기차 보급이 계속되고 가격 경쟁도 심해지면서 내연기관차 중심인 일본 업체의 판매 침체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도요타가 신공장 건설로 반격을 도모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당국도 해외 제조사들의 철수가 이어지는 가운데 고부가가치 시설의 유입을 반기는 자세이다. 중국은 미국 테슬라 유치 등을 위해 2018년부터 EV 등의 신에너지 자동차의 해외 제조사들의 단독 자본 진출을 허용해 왔다.
도요타는 중국에서 광저우자동차그룹(광치)과 제1자동차그룹 등 두 파트너와 합작으로 주로 내연기관 자동차를 생산해 왔다.
이에 질세라, 혼다는 23일 광동성 광저우시에서 EV 생산에 특화한 공장의 가동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지난 10월에는 후베이성 우한에서도 EV 전용 공장 가동을 발표한 바 있어 중국에서 연산 24만대의 EV 생산 체제가 갖춰졌다.
혼다의 광저우 공장은 국유 자동차 대기업 광치와 협업으로 가동해 온 '광치 혼다'의 EV 버전을 생산한다. 연 생산 능력은 12만대. 혼다는 다목적 스포츠차(SUV) EV e:NP2를 생산한다. 혼다는 또 국유자동차 대기업인 둥펑 그룹과 개발한 공동브랜드 '둥펑 혼다'와 함께 2027년까지 10개 차종의 EV를 중국 시장에 투입하겠다고 의욕을 보이고 있다.
EV에 강점을 가진 중국 현지 업체들과의 경쟁 격화 속에서, 중국 내 시장 점유율 하락 등 열세 속에 있는 일본차 메이커들은 EV를 앞세워 다시 중국 시장을 공략하려 한다.
현지 업체들의 벽이 높지만, EV 보급이 급진전되고 있는 중국은 부품 공급망이 갖춰져 있어 조달이 용이하다는 이점이 크다.
한편 혼다나 닛산 자동차는 2023년 중국 내 판매가 전년 대비 10% 이상 감소했다. 미츠비시 자동차는 2023년 10월 중국에서 생산과 판매에서 모두 철수하겠다고 발표하고 떠났다. 반면 도요타의 경우 2023년 중국 판매는 190만대로 2% 감소했지만 고급차 브랜드인 렉서스는 전년 대비 3%가 증가하는 등 고급차에서 견조한 성장세를 이뤄내고 있다.
june@fnnews.com 이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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