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 혼란·금융시장 불안 겹쳐
12월 CCSI 12.3p 내려 88.4
국내 소비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극에 달했던 4년9개월 전과 맞먹을 정도로 계엄 사태의 충격이 컸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12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8.4로 전월보다 12.3p 하락했다. 레고랜드 사태 직후인 2022년 11월(86.6) 이후 최저치이자 하락 폭으로는 코로나 팬데믹 시기인 지난 2020년 3월(18.3p) 이후 최대다.
계엄 사태와 탄핵정국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소비자 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요동친 결과다. CCSI는 소비자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심리지표다. 15개 CSI 가운데 6개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다. 100보다 크면 낙관적,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표가 전부 주저앉았다. 현재생활형편은 전월보다 4p 하락한 87로 지난해 11월(87)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생활형편전망(86)과 가계수입전망(94)도 각각 8p, 6p 내렸다. 소비지출전망은 7p 하락한 102로 지난 2021년 1월(102)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현재경기판단(52)과 향후경기전망(56)이 모두 18p 하락하며 큰 폭으로 하락했다. 두 지표 모두 2022년 7월(19p·17p) 이후 제일 큰 낙폭이며 각각 지난해 3월(52), 2022년 11월(54) 이후 최저치였다.
이번 조사 결과에 2차 탄핵소추안 가결은 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조사기간(10~17일) 90% 이상의 응답이 13일까지 들어왔다"며 "2차 탄핵안 가결 이후 응답은 크게 반영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103으로 전월 대비 6p 떨어졌다.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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