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이 이르면 이번 주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을 구속기소한다. 또 '비선 설계자'로 지목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수사를 본격화한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핵심 피의자인 김 전 장관의 구속기한이 오는 28일 만료된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이를 감안, 26~27일 김 전 장관을 구속기소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장관은 계엄과 관련해 첫 구속 대상자이면서 기소 피의자인 만큼 그의 공소장은 향후 특수본 수사 방향을 파악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 꼽힌다.
김 전 장관 측은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가 있던 지난 12일부터 수사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
아울러 특수본은 경찰로부터 신병을 넘겨받은 노 전 사령관 수사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검찰은 최장 20일의 구속기간 동안 노 전 사령관을 상대로 비상계엄 사태의 기획·준비 과정의 전모 등을 확인할 것으로 관측된다.
노 전 사령관은 계엄 선포 전후로 김 전 장관과 긴밀하게 소통하며 비상계엄의 기획과 설계를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수본은 비상계엄 선포 사흘 전인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김 전 장관의 관저에서 두 사람이 만났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른바 '햄버거 계엄 회동'에 대한 사실관계도 파악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 전 사령관은 계엄 이틀 전 문상호 정보사령관, 정성욱·김봉규 대령과 햄버거 가게에서 1차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계엄 당일 같은 가게에서 이뤄진 2차 회동에 참여한 군 관계자들도 수사 대상이다.
노 전 사령관의 자필 수첩 내용의 전파·실현 여부도 파헤칠 예정이다. 해당 수첩에서는 'NLL(북방한계선)에서 북의 공격을 유도', '국회 봉쇄' 등의 메모가 나왔고 정치인, 종교인, 노동조합, 판사, 언론인, 공무원 등을 '수거 대상'이라고 지칭한 내용이 발견됐다.
다만 특수본은 경찰과 달리, 노 전 사령관을 '단순 가담자'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풍 공작 실행 근거가 없고, 체포 계획도 실제와 차이가 있게 흘러갔다는 점이 근거다. 아울러 민간인 신분인 노 전 사령관이 군을 움직이는 권한도 없었다는 게 특수본 판단이다. 특수본은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 내 일종의 별동대 격인 '수사2단' 역시 발족한 점이 없는 '메모 수준'으로 보고 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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