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연합 측과 대립하던 임종윤 사내이사
지분 5% 신동국과 킬링턴 측에 매각키로
1년 가까이 지속된 분쟁 종식 가능성 커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가 지난 3월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이 종식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26일 '4인연합' 측은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는 보유 지분 중 일부인 5%를 매각하고, 경영권 분쟁의 종식과 그룹의 거버넌스 안정화, 전문경영인 중심의 지속가능한 경영 체제 구축에 대해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임 이사는 신동국 회장에 한미사이언스 주식 205만1747주를, 라데팡스가 세운 특수목적법인(SPC) 킬링턴유한회사에 136만7831주를 각각 매도한다고 공시했다. 거래 종료일은 오는 1월 27일이다. 양측은 성탄절 휴일 직전인 12월 24일 매매 거래에 합의했다.
주당 처분단가는 3만7000원이다. 24일 종가(2만9050원) 대비 17% 가량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주식 매각으로 신 회장은 총 759억원, 라데팡스는 506억원을 임 이사에게 지급하게 된다. 다만 당사자 간 상호 합의에 따라 해당 매매 계약은 해제될 수 있다.
현재 한미그룹은 그룹 창업자인 고(故) 임성기 회장의 아내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딸인 임주현 한미약품 부회장,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킬링턴유한회사로 구성되는 4인연합과 장차남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형제로 나뉘어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이번 임 이사의 지분 매각으로 경영권 분쟁은 종식에 바짝 접근하게 됐다.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 측 관계자는 “이번 합의를 통해 그룹 거버넌스 이슈를 조속히 안정화하고, 오랜 기간 주주가치를 억눌렀던 오버행 이슈도 대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대주주간 협력, 화합을 통해 경영권 분쟁 종식은 물론, 주주가치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한미는 하나의 큰 방향성을 가지고 ‘글로벌 한미’를 향한 지속가능한 발전을 해 나갈 것이며, 이 과정에서 임종윤 주주도 4인연합에 적극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4인연합 측은 이번 합의가 단순히 ‘당사자들의 사적 이익을 우선하거나 도모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 등 한미그룹 기업가치 제고와 안정적 경영, 그리고 이를 위해 협력하는데 필요한 것임을 상호 확인한다’는 취지와 최대주주 간 분쟁 종식에 대한 분명한 의지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호 협력의 첫 시작으로, 4인연합과 임 이사는 상호간 제기한 민형사상 고소, 고발은 모두 취하하기로 결정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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