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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교체 인사로 한층 젊어진 은행권 '1970년대생이 온다'

KB국민은행 신규 선임 경영진 21명 중 20명 1970년생
신한, 하나은행도 1970년생 경영진으로 쇄신인사 단행
젊은 경영진으로 위기 돌파, 조직 긴장감↑
지주회장 '새로운 시대' 경영 포석도



<표>시중은행별 세대교체형 인사 현황
시중은행 현황
KB국민은행 신규 선임된 경영진(본부 본부장 이상) 21명 가운데 20명 1970년대생
신한은행 신규 선임된 경영진(상무 이상) 10명 가운데 6명이 1970년대생
하나은행 신규 선임된 경영진(본부장 이상) 23명 가운데 18명이 1970년대생
우리은행 승진 부행장 6명 중 2명이 1970년대생
(자료: 4대 시중은행)

세대교체 인사로 한층 젊어진 은행권 '1970년대생이 온다'
4대 시중은행 모음.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KB·신한 등 주요 금융지주가 최근 전격적인 세대교체형 인사를 단행하면서 은행권 경영진의 주축으로 '1970년대생'이 부상하고 있다. 은행권은 업무에서 안정성이 중요한 만큼 보수적이고 변화가 느린 것이 특징이지만 내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만큼 젊은 경영진이 나서 위기를 돌파하라는 주문이다.

금융지주 회장들이 젊은 경영진을 중용, '새 인물과 함께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는 의미도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 26일 임원인사에서 경영진(본부장 이상)으로 선임된 21명 가운데 20명을 1970년대생으로 채웠다. 신규 경영진의 95.2%가 1970년대생인 셈이다. 외부에서 영입된 임원 가운데에는 1980년대생도 포함됐다.

KB국민은행 측은 "젊고 역동적인 KB를 위한 세대교체"라고 강조했다. 쇄신인사를 통해 세대교체에 나섰다는 의미다.

앞서 KB금융지주는 지난달 이환주 KB라이프생명보험 사장을 새 국민은행장 후보로 추천하면서 "은행장을 보좌할 경영진은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우수한 젊은 인재를 과감하게 발탁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하나은행도 같은 날 실시한 경영진(본부장 이상) 인사에서 선임된 신규 경영진 23명 가운데 1970년대생이 18명에 달했다. 우리은행은 기존 부행장의 절반에 달하는 11명을 교체한 인사에서 승진한 6명 부행장 가운데 1970년대생이 2명 포함됐다.

신한은행도 지난 20일 경영진 인사에서 새로 선임한 임원(상무 이상) 10명 가운데 6명을 1970년대생으로 채웠다. 신한은행은 은행장을 제외한 그룹장(부행장), 상무 등 경영진 19명 중에서 10명을 교체하고, 1970년대생을 대거 발탁하면서 쇄신인사 폭이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컸다는 평가다. 지난해 그룹장에 1960년대 후반까지 승진했다면 올해는 1972년생이 그룹장이 되면서 승진 연차를 3~4년 당겼다.

신한지주 차원에서는 신한은행 채수웅 본부장이 신한저축은행 사장으로 직행하면서 성과에 따른 파격 인사로 지주 계열사 전체에 긴장감을 불어넣기도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세대교체를 통해 경영진에 1970년대생을 전진배치한 것도 있지만 젊은 본부장이 상무, 그룹장을 거치지 않고 바로 계열사 사장이 될 수 있다는 시그널을 준 것"이라며 "더 치열한 경쟁을 통해 열심히 일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시중은행에 특히 쇄신형 세대교체 인사가 많았던 것은 불확실성이 높아진 대외 금융환경을 돌파하기 위해 젊은 경영진의 역동성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탄핵 정국에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외화유동성 파고도 넘어야 한다.
또 본격적인 금리인하기에 수익화를 위한 현장 영업의 강화,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시대의 도래는 은행권이 시급히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실제 하나금융그룹은 복합적인 위기 속에서 미래성장 사업을 발굴하고 금융 신영토 확장을 위해 '미래성장부문'을 신설했고, KB·신한은행은 디지털과 AI 사업부의 기능을 한층 강화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시중은행 전체적으로 경영진의 주축이 1970년대생으로 넘어가는 모습"이라면서 "은행장은 젊은 경영진에 대한 주도권을 강화하고, 지주 회장은 새로운 시대를 열어보겠다는 의미를 전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