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참사 희생자 179명 중 141명 신원 파악...나머지 38명 신원 파악 총력
지난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숨진 179명 중 141명의 신원이 확인된 가운데 시신 훼손이 심해 가족 인도 및 장례 절차가 더뎌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유가족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사진은 참사 이틀째인 30일 오후 무안국제공항 2층 대합실에서 열린 유가족 브리핑 모습. 황태종 기자
【파이낸셜뉴스 무안=황태종·서지윤 기자】 지난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숨진 179명 중 141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시신 훼손이 심해 가족 인도와 장례 절차가 더뎌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유가족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무안제일병원 장례식장에 빈소를 차리기로 한 일부 희생자를 제외하고 상당수 피해자의 시신이 크게 훼손돼 장례 준비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나머지 희생자 38명의 신원 확인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참사 이틀째인 30일 무안공항 활주로 사고 현장에서는 온전히 수습하지 못한 희생자의 유해를 추가로 수습하기 위한 수색이 이어지고 있다. 당국이 가족과 유전자 정보(DNA)를 비교하는 과정을 거쳐 신원 확인을 서두르고 있지만, 유가족들은 "신원 확인이 모두 완료될 때까지 장례를 중단하고 기다리자"는 데 뜻을 모았다.
박한신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이날 오후 무안국제공항 2층 대합실에서 유족 브리핑을 열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당국에 시신 수습과 신원 확인이 더 빨리 이뤄질 수 있도록 부탁했다. 국과수가 최대한 시신을 온전하게 유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시신 수습 상황에 따라 유족마다 희망하는 장례 시점이 다르다. 유족 100%의 뜻을 모으기는 현실적으로 힘들고 현재로서는 장례 절차가 다음 주 수요일(1월 8일)부터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박 대표는 온전한 시신 수습을 강조했다. 그는 "시신이 훼손됐다고 하는데, 공항에 야생동물이 많이 돌아다닐 수 있어 순찰을 강화해달라고 요청했다. 수습한 시신의 온전한 보전을 위해 냉동 컨테이너가 빨리 도착하도록 요구했다"며 "사고 원인에 따라 인재인지, 자연재해인지 명확히 따져 유가족들에게 정확히 알려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수습한 시신에 대한 유가족들의 확인 절차가 이뤄지면서 슬픔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날도 유가족협의회의 안내에 따라 일부 유가족들이 눈물을 흘리거나 극심한 슬픔 속에 다리가 풀린 채 정해진 장소로 이동해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가족의 신원을 확인했다.
당국은 제주항공 여객기 탑승자 181명(승객 175명, 승무원 6명) 중 생존 승무원 2명을 제외한 179명의 사망자에 대해 신원 확인과 유해 수습을 계속하고 있다. 수습한 유해는 무안공항 격납고 등에 임시로 안치했으며, 유가족에게 인도할 때까지 보존을 위한 냉동 설비도 마련하고 있다.
국토부 등 사고 수습 당국은 이날 무안공항 청사에서 피해자 가족 대상 브리핑을 열어 "임시 안치소에 모신 인원은 현재까지 179명이다.
수사기관의 검시 등을 마쳐 시신 인도 준비가 끝났을 때 가족들에게 추가 연락을 드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9일 오전 9시 3분께 무안국제공항에서 태국 방콕발 무안공항행 제주항공 7C2216편이 랜딩기어(비행기 바퀴)가 펼쳐지지 않은 상태에서 활주로에 착륙을 시도하다 공항 시설물과 충돌해 폭발했다. 기체 대부분이 화염에 휩싸이면서 승객 175명 전원과 조종사 2명, 객실 승무원 2명 등 179명이 숨져 국내 항공기 사고 중 가장 많은 인명 피해를 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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