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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빗장 푼 은행 신용대출은 제한

대출 총량 한도 리셋되자 완화
국민 생활자금목적 한도 폐지
신한·우리 한도 1억→2억 확대

은행권이 가계대출 제한 빗장을 풀고 영업을 재개한다. 새해부터 가계대출 총량 한도가 '리셋'되는 데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이 복합 경제위기에서 내수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은행권이 가계대출 영업 경쟁 돌입에 따른 부담도 줄었다.

다만 금융당국이 여전히 실수요자 중심으로 가계대출 공급을 완하겠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다주택자 대출 규제는 새해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12월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은 모기지보험(MCI·MCG)을 새해부터 주택담보대출에 다시 적용한다. 모기지보험이 적용되면 한도 계산에서 임차보증금을 빼지 않아도 돼 대출 한도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서울 기준으로 5500만원이 증가한다.

생활안정자금 목적의 주담대도 제한이 풀린다. KB국민은행은 생활안정자금 목적의 주담대 한도를 폐지하고, 신한·우리은행은 생활안정자금 목적의 주담대 한도를 기존 1억원에서 2억원으로 확대한다.

KB국민은행은 주담대 거치식 상품 운영을 재개하고, 토지담보대출도 다시 취급한다. 전세자금대출의 경우 임차 보증금 증액 범위 내에서 대출 한도를 제한했던 것을 해제하고, 다른 은행 대환 용도의 전세대출 신규 취급 제한도 해제한다.

신한은행은 '연 소득 100% 이내'로 제한했던 신용대출 한도를 풀고, 비대면 대출 역시 재개할 방침이다. 하나은행은 새해부터 비대면으로 주담대와 전세대출, 신용대출을 다시 취급하고, 우리은행은 주담대, 전세대출의 비대면 판매 재개와 함께 타행 대환 취급 제한도 풀기로 했다. NH농협은행도 비대면 신용대출 판매를 재개하고, 조건부 전세대출도 새해부터 다시 취급한다.

이들 시중은행은 정부의 가계대출 정책 기조에 따라 다주택자 주담대는 제한 조치를 유지할 방침이다.

KB국민·신한은행은 다주택자의 주택 구입 목적 주담대를 전면 중단했고, 우리·농협은행은 수도권 주택에 한해 이를 제한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실수요자 위주의 가계대출 자금공급 기조가 변하지 않았다"면서 다주택자의 주택 구입은 차익 목적이 큰 만큼 금융당국 기조가 달라지지 않는 이상 은행이 먼저 다주택자 규제를 푸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2025년 가계대출 정책과 관련, "가계대출 관련 실수요자에 자금 공급을 더욱 원활히 하고, 특히 지방 부동산 가계대출 관련해서는 수요자가 더욱 여유를 느끼도록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신용대출도 일부 은행에서는 여전히 문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12개 신용대출 상품의 비대면 신청 차단 조치를 무기한 연장하기로 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